샌디에이고에 있는 인터넷 필터 및 차단 소프트웨어 판매업체 웹센스 해롤드 케스터 CTO는 냅스터가 저작권 소송에 휘말려 들기 전 직원들이 회사 컴퓨터와 인터넷을 이용해 음악이나 영화 파일을 내려받는 것을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그러다 자사 직원 두 명이 영화 ‘스타워즈 에피소드 I’ 등 불법 복사본을 이 영화가 개봉되기 오래 전에 다운로드해 회사 서버에 저장해 놓고 근무가 끝난 뒤 회의실에서 동료 직원들을 불러다 팝콘까지 제공하며 대형 스크린에 이 영화를 상영했던 일이 벌어졌다. 케스터 CTO는 이 임시 회의실 영화관을 즉각 폐쇄시켰다.
이 사건 이후 냅스터와 냅스터 아류 프로그램들인 카자, 모피우스, 오디오갤럭시 등이 인기를 끌면서 온라인 파일 공유를 대중화시켰다. 엔터테인먼트산업은 초비상이 걸렸고 캐스터 CTO 등 기업 기술관리자들은 회사 컴퓨터 시스템을 이용한 이 같은 개인적인 다운로드 행위를 차단해야 했다. 이같이 파일교환이 성행하면서 생산성 하락과 회사 컴퓨터 네트워크 보안 약화가 우려됐으며 직원이 회사 컴퓨터를 이용해 불법복제 자료를 다운받고 저장하는 행위로 회사가 저작권 침해 소송을 받을 가능성마저 제기됐다. 이에 따라 기업들이 회사 컴퓨터를 이용한 개인적인 다운로드 제재에 적극 나서면서 새너제이에 있는 시큐어 컴퓨팅과 샌디에이고의 웹센스 등 인터넷 필터링 및 차단 소프트웨어 판매 업체들이 호황을 맞게 됐다.
웹센스가 지난 3월 외부기관에 의뢰해 250개 업체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조사대상기업 가운데 30%가 직원들이 음악 다운로드와 관련된 사이트를 방문하는 것을 차단했으며 14%가 회사 컴퓨터를 이용한 음악 다운로드에 대해 징계조치를 내렸던 것으로 밝혀졌다.
게다가 이 비율은 회사 컴퓨터 시스템이 보다 강력한 속도로 고성능화되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시큐어 컴퓨팅의 앤드 아니스 제품부장은 “회사 컴퓨터에 기록가능 CD 드라이브가 장착되면 회사 컴퓨터를 이용한 다운로드 행위 제재가 대폭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회사 스마트필터 프로그램을 책임지고 있는 그는 “스마트필터에 대한 문의와 주문이 갈수록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직장에서의 다운로드를 계량화한 통계치는 없지만 직원이 특수 MP3 서버를 설치하거나 근무중에 영화를 다운받고 있다는 소문은 꼬리를 물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이 근무중 다운로드를 하는 한가지 이유로 일반적으로 집보다 직장에서 인터넷 접속속도가 더 빠르다는 점을 꼽고 있다.
미국음반산업협회(RIAA)는 냅스터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해 승소한 뒤 다른 파일교환 서비스들에 대해서도 유사한 소송을 제기하려는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다. RIAA는 애리조나주 템페에 있는 인테그레이티드 인포메이션 시스템스(IIS)의 회사서버가 자사 직원들에 의해 MP3 음악파일의 다운로드, 저장, 공유 등에 이용됐다며 음악저작권 피해보상 청구소송을 제기했으나 지난해 100만달러에 이 소송을 취하하기로 합의했다. RIAA는 당시 폴리스, 사라 맥라크란, 리키 마틴, 에어로스미스 같은 음악가들의 노래 불법 복사본이 이 회사 서버에 들어 있다고 밝혔었다. IIS 관계자들은 소송취하 합의를 본 것은 사실이지만 자사가 불법행위를 하지는 않았다고 강변했다. 케어리 셔먼 RIAA 회장은 “지난 4월 다른 기업들에게도 회사 컴퓨터를 이용한 음악 불법다운로드에 대한 자체 단속의 중요성을 일깨우기 위해 이 소송에 관한 자료를 공개했었다”고 밝혔다.
셔먼 회장은 “다른 기업들도 IIS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직원들의 음악 해적행위 단속에 신경 써주길 바란다”며 “무엇보다도 기업 중역들이 회사 컴퓨터를 이용한 음악불법복사 행위가 그들과 직접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 있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제이 안 기자 jayahn@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