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요충지인 가맹점과 손잡고 신용카드 이용고객에게 할인이나 보너스 포인트 적립 혜택을 제공하는 제휴카드상품이 신용카드업계의 핵심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카드업계는 특히 항공·이동통신에 이어 주유소가 소비자 커뮤니티로 급부상하자 높은 수준의 혜택을 제시하며 제휴마케팅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전략 지역의 가맹점 확보를 위한 카드사들의 경쟁이 ‘출혈제휴’를 감수하는 등 위험 수위에 다다르고 있다.
LG카드는 양대 정유회사인 LG정유·SK와 동시에 제휴하고 기존 주유 보너스카드와 신용카드 부가기능을 결합한 제휴카드상품을 각각 출시한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제휴카드는 두 주유소에서 리터당 40원 할인혜택과 주유금액의 0.5%(리터당 6.5원 상당)를 보너스 포인트로 제공하는 파격적인 상품이다.
이에 앞서 국민카드는 SK와 동일한 조건의 제휴카드를 선보였으며, 삼성카드는 현대정유 주유 시 리터당 50원의 적립 혜택을 내달 10일까지 한시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외환카드도 10일 SK와 협력, LG카드와 마찬가지로 리터당 40원 할인과 6.5원의 오케이캐쉬백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SK엔크린보너스-외환카드’를 출시키로 했다.
이처럼 파격적인 주유제휴 상품이 잇따르자 신용카드업계는 카드사들의 수익성과 함께 향후 제살깎기식 제휴 경쟁이 무한정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상품에 수반되는 할인 혜택과 포인트 적립금은 대부분 카드사가 부담하는 데다 주유소가 신용판매 가맹점 가운데 거래 건수 기준 25%를 차지하는 황금시장이기 때문이다. 특히 주요소의 경우 수수료가 일반 가맹점의 절반 수준인 1% 안팎인 데다 건당 100원에 달하는 신용카드조회(VAN) 수수료도 카드사가 부담해야 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제시되고 있는 리터당 40∼50원 할인 혜택은 거의 노마진”이라며 “카드사들이 노리는 목적은 제휴처를 통한 카드 발급 확대와 타가맹점 사용 촉진”이라고 말했다.
최근 가두·방문모집에 제동이 걸리면서 제휴사가 신규 발급처로 유망한 것은 물론 타가맹점을 통해 수입을 충당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카드사가 부담을 감수할 수 있는 것은 그동안 지나치게 수익을 불려온 덕분 아니냐”며 “할인·포인트 적립 혜택이 소비자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