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아프리카 IT시장을 잡아라>(3)이라크, 이스라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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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라크

 이라크는 전세계 미개척 시장 가운데 가장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루 300만배럴의 석유생산과 1300억배럴의 매장량 그리고 2300만명의 인구 등은 현재의 유엔(UN) 제재가 해제될 경우 단기간에 엄청난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라크의 IT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비록 아직까지는 후진국 수준에 머무르고 있지만 잠재력을 갖고 있는 미래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라크정부는 유엔의 제재 하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IT정보화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이 분야의 개발을 위한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까지는 이란과의 걸프전과 유엔의 제재로 파괴된 기초 통신인프라 재구축을 위한 노력에 비중을 높이고 있지만 점진적으로 지원을 확대해나갈 채비다.

 이라크의 IT시장을 분야별로 보면 유선통신장비 시장의 경우 인프라가 극도로 열악한 상태다. 미국 CIA의 자료에 따르면 이라크의 전화회선은 70만회선 정도에 그치고 있다. 이에 따라 바그다드 일부 지역의 경우는 한국으로의 국제전화가 어려우며 특히 상당수 현지 국내업체들은 전화와 팩스를 겸용해 이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전화회선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할 수 있다. 국내업체들이 현지시장에 대해 점진적으로 접근해 나갈 경우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라크정부가 통신장비의 경우 특정국이나 기업에 독점을 부여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국내업체의 가능성은 매우 높다. 현재 유선통신장비 시장에는 프랑스의 알카텔(Alcatel)사와 중국의 SNTIC사 등 정도만이 진출해 있다.

 이라크의 휴대폰시장은 아직까지 대만 시나오(SENAO)의 시티폰만이 보급돼 있으며 그동안 꾸준한 판매세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들어 이동전화를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시티폰의 판매는 크게 감소하고 있다. 그러나 단기간내에 이동전화의 상용화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95년부터 이라크정부가 심혈을 기울여 이동전화의 도입을 추진하고 있으나 유엔의 제재가 해제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이미 이라크통신공사(ITPC)는 유럽이동전화 방식인 GSM을 표준으로 정하고 지난 99년 중국업체와 교환기 2만5000라인의 공급건을 계약했으나 유엔의 거부로 취소된 바 있다.

 이런 유엔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동전화의 조기 상용화를 위한 이라크정부의 방침은 매우 확고하다. 현재 정부가 공식적으로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유엔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이라크에서 성행하고 있는 ‘캐시페이먼트(민간기업이 정부예산을 받아 자체 수입해 정부에 납품하는 방식)’로 수만회선이 반입돼 조만간 관공서를 위주로 이동전화를 사용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오고 있다. 따라서 국내업체들은 이스라엘 주변국의 협력업체와 관계를 돈독히 한 후 이들을 통해 현지에 진출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이라크 PC시장의 경우 소비자의 구매력이 매우 약하다. 지난 2000년부터 현지 정부는 공무원에게 PC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약 200만대를 관공서에 보급했다. 하지만 여타 이라크 기업과 가정의 PC보급률은 매우 낮다. 특히 유엔 제재로 인해 PC의 수입이 금지돼 있기 때문에 수입되는 PC는 대부분 주변국으로부터 들어오고 있다.

 인터넷시장은 완전 태동단계다. 이라크의 독점 ISP인 국영인터넷사와 안테나를 통해 연결하는 와이어리스 인터넷이 외국인을 중심으로 지난해 말부터 서비스되고 있다. 일반가정은 법적으로 이용이 불가능하며 단지 다이얼업 방식의 e메일만을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잠재력은 무궁한 시장이다. 단적으로 e메일 사용인구가 최근 급격히 증가해 지난 5월말 현재 회선수가 40만개에 이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PC를 통해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인터넷카페도 지난해말부터 설립되기 시작해 이미 바그다드에만 30여개소가 운영되고 있다.

 

 ◇이스라엘

 90년대 후반부터 미국을 시작으로 일기 시작한 IT열풍은 이스라엘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동의 작은 나라인 이스라엘은 인터넷, 통신 및 보안시스템 기술에 있어 세계 무대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할 정도로 상당한 수준에 올라와 있다.

 특히 전반적으로 경기가 침체를 보이고 있지만 IT부문만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동통신시장은 2000년도에 35% 정도의 성장세를 보인 데 이어서 2001년도에는 시장규모가 27억달러로 2000년도에 비해 약 15% 성장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스라엘의 통신시장은 두가지 현안으로 기업들이 생존전략 수립에 여념이 없다. 하나는 이동통신업계의 데이터 통신서비스 개시를 비롯한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의 도입이다. 또 다른 하나는 다중채널 TV유선방송 사업체들이 자체 케이블망을 통해 인터넷서비스 시장에 진입해 기존 통신방식인 ADSL과 한판 격돌을 펼치는 것이다. 이러한 시장 내부의 인프라 변화는 우리나라의 대이스라엘 이동전화기 수출이나 위성수신기 공급과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이미 국내 IT업체들은 현지에 진출해 이동전화 등 많은 부분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동전화시장의 경우 국내업체는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해 다수의 업체들이 뛰어들어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97년 당시 이스라엘 이동통신사업체가 CDMA방식의 이동전화 사용을 결정할 때와 맞춰 처음으로 시장에 진입해 성공을 거두고 있다. 삼성전자에 이어 후발 업체들도 잇따라 진입하고 있다. 이들의 이스라엘에서의 휴대폰 판매실적은 140만대에 이르고 있다. 이스라엘의 이동전화기 이용자수 550만명을 고려한다면 국산품의 시장점유율은 매우 높다. 이동전화기는 2001년 한국의 최대 수출품으로 자동차의 수출실적인 6100만달러를 앞서는 7500만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중동 전체의 휴대폰 수출실적인 2억3000만달러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현대적 감각의 세련된 디자인을 자랑하는 국산 이동전화기는 이스라엘 소비자들에게 한국 상품의 우수성을 알리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90년대 중반부터 본격 진출한 국산 자동차를 보면서 이스라엘 사람들이 한국 제품의 우수성을 인정하기 시작했는데 2000년부터는 이동전화기로 한국상품의 뛰어남을 재확인하고 있다.

 한국산 IT제품이 현지 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것은 이동전화기뿐만 아니라 PC모니터도 인기가 매우 높다. 특히 LG전자와 현대멀티캡의 제품은 시장에 많이 보급돼 있다. 한국의 중동지역 모니터 수출실적은 5000만달러 정도로 파악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약 4분의 1이 이스라엘로 수출됐다.

 위성방송수신기도 빼놓을 수 없는 수출품목이다. 이스라엘이 2000년부터 다중채널 위성방송을 개시했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수입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1년도 한국의 위성방송수신기 수출실적은 713만달러로 2000년도에 비해 40%가 늘어났다.

 이밖에 새로운 수출 유망품목으로는 보조기억장치와 DVD가 있다. 이 두개 품목은 현재 수출금액이 크지는 않지만 99년 이후부터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DVD는 이스라엘에 2000년부터 홈시어터 시장이 형성되면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홈시어터를 갖출 수 있는 스크린, 스피커 및 앰프 등이 함께 판매가 증가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정리=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현지 무역관장에게 듣는다 

 ◇바그다드 무역관장 정종래 관장

 일상화된 미국의 공격 위협, 12년째 지속되고 있는 유엔의 제재, 그리고 온갖 소프트웨어가 합법적으로 복사·판매되는 나라다. 이것이 대다수 한국기업의 이라크에 대한 이미지다. 이런 면만 보고 다수의 한국기업들은 이라크 시장 자체를 외면해버린 경향이 있다. 그러나 중국, 러시아, 유럽 기업들은 MOU(유엔 관리하 인도주의 물자수입과 석유수출 연계 프로그램)하에서 현지시장을 적극 공략해 최대한의 실리를 취하고 있다.

 지난 수년간 이라크는 MOU 수입으로 의료, 식량, 차량 등 기초물자를 충분히 조달했으며 현재는 본격적으로 통신복구 및 선진화에 각별한 노력을 쏟고 있다. 이라크정부의 이런 노력에 부응해 한국 기업도 현재 MOU하에서 합법적인 수출이 가능한 분야에 대해서는 현지 파트너를 물색, 진출을 서둘러야 한다. 아울러 이동전화와 같이 유엔 제재 해제가 필요한 분야는 인맥형성 등 중장기적 진출방법을 모색하면서 간접진출을 시도하는 등 미래시장에 대비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텔아비브 무역관 김종식 관장

 “삼성전자의 이스라엘 이동전화기 시장점유율은 노키아 다음으로 2위지만 판매금액 기준으로는 노키아를 제치고 1위에 올라서 있습니다. 왜냐하면 삼성전자의 제품이 노키아보다 훨씬 비싸게 판매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의 이동전화기 딜러가 파악하고 있는 현지 시장동향이다. 이동전화기뿐만 아니라 상당수 IT제품 분야에서 국내업체들이 발군의 실적을 올리고 있다. 이는 90년대 중반부터 불기 시작한 한국의 자동차 열풍이 그대로 IT제품으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이러한 이점을 등에 업고 현지에 공격적으로 진출한다면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현지 시장 진출에 장애물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경기침체가 이스라엘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스라엘에는 최근 최첨단 벤처기업들이 줄줄이 도산되고 있는 것이 이를 잘 반영해 주는 것이다. 여기에다가 20개월째 지속되고 있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도 빼놓을 수 없다. 치안의 불안으로 경기가 급격히 위축되고 찾아오는 외국인도 거의 없어졌다. 저가의 중국산도 경계 대상이다. 현지에 진출해 있는 국내업체의 한 관계자는 현지 경기침체 여파로 저가를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고 말한다.

 이런 현실을 감안해 국내 IT업계는 시장개척 활동과 함께 현지의 첨단 기술을 도입, 신제품 개발에 활용하는 방안도 적극 모색해 볼 필요가 있다. 이스라엘에는 나스닥에 상장된 기업만 해도 100개사가 있다. 대부분이 IT분야 업체다. 이들 외에도 신기술로 무장하고 있는 신생 벤처기업의 뛰어난 기술도 많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발달된 제조기술과 결합시켜 신상품 개발 또는 새로운 사업개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텔아비브무역관은 국내업체들의 이스라엘 기술도입을 지원하기 위해 한국기술거래소와 공동으로 기술거래 알선사업을 시작했다. 특정 기술이 필요한 기업은 무역관의 기술거래 알선사업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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