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신클라이언트사업 `소걸음`

 지난달 결성된 신클라이언트협의회에 일부 대기업들이 멤버로 참여, 시장 참여를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과는 달리 대기업들이 소걸음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LG전자 등은 지난달 정보통신산업협회 내에 구성된 신클라이언트협의회에 회원사로 등록, 관심을 모았지만 시장상황이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여전히 사업화에는 신중한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디스플레이사업부 내에 신클라이언트팀에서 제품 개발을 진행하고 있지만 윈도기반 신클라이언트의 시장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정적인 모습이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최근 PC시장 위축으로 저가 PC의 가격대와 신클라이언트의 가격이 비슷해져 도입비용 절감이라는 장점이 퇴색된 데다 학교에서 필요한 주문형비디오(VOD) 등 멀티미디어 기능 부문에서 여전히 만족할 만한 성능을 내지 못하고 있다”며 “시장환경을 지켜보고 있지만 현재로서 사업화하기에는 무리”라고 지적했다.

 이 회사는 선에 솔라리스 기반 신클라이언트인 선레이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공급하는 등 신클라이언트 기술에 대한 투자는 지속적으로 진행해오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시장상황에 대한 정보수집은 활발하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사업계획은 수립하지 못했다. LG전자 역시 신클라이언트 사업은 모니터사업부에서 담당하고 있다. LG전자측은 “현재 진행중인 미라 개발 프로젝트가 무선 신클라이언트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유사해 사업성만 확신한다면 바로 대응할 수 있다”며 “아직까지는 사업성을 검토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신클라이언트사업에 나서려다 한글화 문제 때문에 제품 출시를 보류한 한국HP는 윈도XP 임베디드의 한글화 버전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당초 3월말에 출시될 것으로 알려졌던 윈도XP 임베디드는 현재까지 출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컴팩측은 한글화된 윈도XP 임베디드가 출시될 경우 자사의 신클라이언트에 탑재,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삼보컴퓨터는 신클라이언트 단말기 사업은 진행하지 않지만 수요가 있을 경우 서버 중심의 신클라이언트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와 같이 불투명한 시장상황에서 대기업들이 굳이 위험을 감수하면서 뛰어들 필요성을 못느끼는 것 같다”며 “그러나 학교나 관공서, 기업들의 신클라이언트 수요가 구체화되면 바로 추진할 준비는 하고 있는 셈”이라고 밝혔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