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8강 마케팅이다.’
비록 미국전에서 승리는 못했지만 우리나라가 D조 선두의 자리를 그대로 유지, 16강에 대한 가능성이 한층 높아지면서 기업들은 한발 앞서 이제는 16강을 넘어 8강으로 향하고 있다.
일부 유통업체들과 IT업체들은 섣부른 감이 있지만 현재의 상승분위기로는 충분히 8강이 가능하다고 판단, 이 열기를 실제 매출과 기업이미지 제고의 기회로 활용하고자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8강 마케팅을 가장 먼저 준비한 기업은 삼보컴퓨터다.
삼보컴퓨터는 지난해 6월 행사 모델을 구매한 고객에게 한국팀의 8강 진출시 15인치 LCD모니터를 경품으로 제공하는 ‘코리아 8강 진출 대축제’ 행사를 개최한데 이어 지난 1일부터 오는 16일까지 펜티엄 4 노트북 PC를 구매한 고객에게 100만화소급 디지털카메라를 경품으로 제공하는 8강기원행사를 진행중이다. 특히 삼보가 이 상품을 가입했을 당시 한국팀의 8강 진출 가능성이 높지 않아 상당히 적은 금액에 보험상품에 가입한 것으로 알려져 고객이나 삼보 모두 큰 대박을 맞은 셈이다.
삼보컴퓨터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6월 행사의 경우 월드컵 개최국의 8강 진출 확률이 86.7%라고 설명하기는 했지만 고객이나 회사에서도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였다”라며 “실제 8강진출이 현실로 다가옴에 따라 고객이나 삼보 모두 전리품을 얻는 느낌”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5월 한달간 진행했던 파브 스페셜 특전을 분위기가 고조됨에 따라 6월까지 연장했다. 이 기간에 파브 PDP나, 프로젝션 TV를 구매한 고객에게 DVD플레이어를 경품으로 증정한다. 대우전자는 지난 5월초 시작한 ‘대우전자 디지털대전’ 행사를 한달 연장한다. 대우는 전국 83개 백화점에서 32인치 셋톱박스 내장형 320만원짜리 디지털TV를 199만원에 제공하는 행사를 진행중이다.
한국이 16강에 진출할 경우 HD급 플라톤 TV를 구매한 고객에 대해 21인치형 TV를 경품으로 제공키로 한 16강 마케팅을 진행했던 LG전자도 현재 8강 마케팅을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계도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LG홈쇼핑은 한국팀이 8강에 진출하면 8000명에게 20만원씩, 총 16억원의 적립금을 지급하는 ‘8강기원 16억대축제’ 행사를 벌인다. 한국팀이 16강에 오르면 이달 5일부터 14일까지 구매고객 가운데 2000명을 추첨, 적립금 20만원씩을 지급하는 한편 8강까지 오르면 다시 15일부터 18일까지 구매고객 가운데 6000명을 추첨, 적립금 20만원씩을 준다.
이마트 전점포와 신세계닷컴은 지난 5일부터 12일까지 8일간 한국 대표팀의 8강 진출을 기원하는 ‘알뜰 대표 초특가 상품전’을 실시하고 있다. 이 기간 신세계는 한국 국가대표 선수처럼 ‘23개 대표상품’을 선정해 특별가로 판매한다.
현대백화점도 11일부터 8강 진출 기원 행사를 진행, 서울지역 5개점에서 층별로 8개 품목을 선정, 특별가로 판매하며 롯데백화점은 16강에 오를 경우 8대 품목을 8000원 균일가로 판매하는 행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그러나 시기적으로 월드컵과 관련된 손보업계의 보험상품은 월드컵 기간 이전에 모두 마감돼 8강 마케팅을 이제 준비하려는 기업들은 적지 않은 부담이 따를 전망이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