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열린 월드컵 한미전에서 우리나라 팀은 강력한 한국의 모습을 세계에 유감없이 보여줬다. 비록 승부를 가리지는 못했지만 한국 축구의 응집력과 투지는 먼저 골을 내주고도 동점을 만들면서 한국민의 저력을 전세계에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그라운드에서 본 선수들의 붉은 유니폼은 그들의 펄떡이는 심장 그 자체였다. 이제 16강 진출은 꿈이 아니라 현실이 됐다. ‘하면 된다’는 한국민의 모토는 ‘우리는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자부심으로 바뀌었다.
이번 월드컵에서 선수들은 그라운드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거리마다 운집한 거리응원단, 가정과 직장에서 벌어진 뜨거운 응원전. 그들은 모두 한국팀의 선수였고, 승리의 순간 아무나 얼싸안고 눈물을 흘렸다.
어제는 15년 전 6·10항쟁의 열기가 다시 재현된 날이었다. 6·25의 잿더미 속에서 선진국의 모임인 OECD에 가입하고, 세계가 부러워하는 민주화를 성취한 민족, IMF 경제난을 맞자 장롱 속 돌반지까지 꺼내놓던 우리 국민의 뜨거운 조국애.
이처럼 우리는 세계가 부러워하는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오로지 ‘하면 된다’는 신념으로 일군 민족이다. 이 마음과 이 성원으로 세계사를 이끌어가야 할 것이다. 이제 한반도를 뜨겁게 달군 축구공은 우리의 저력을 다시 확인하게 했다. 앞으로 우리 국민들의 축구사랑은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교육열과 결합돼 현재의 IT강국, 정보화 강국의 위상을 이끌어가는 데 이바지할 것이다.
IT 강대국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이번 월드컵에서도 화려한 첨단기술을 볼 수 있었다. 매경기 대형전광판을 통해 선수들의 표정 하나 하나를 놓치지 않고 경기 이면에는 전세계 보도진을 위한 완벽한 통신 지원. 그 무엇하나 허술함이 없었다고 본다. 세계인은 이번 월드컵을 보면서 또 하나의 IT 월드컵 강대국인 한국을 느꼈을 것이다.
앞으로 이번 월드컵, IT월드컵을 통해 지역 감정을 넘어 포효하는 한국, 통일국가를 자랑하는 한국으로 이어지기를 고대한다. 한국팀 파이팅, 한국 경제 파이팅!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