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월드컵과 함께 국내 영상가전 시장에서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는 한국과 일본 TV업체간 매출 및 시장점유율 경쟁에서 한국이 완승을 거뒀다.
한일 월드컵만큼 뜨거운 TV시장 쟁탈전에서 LG전자·삼성전자 등 이미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한 국내 가전업체가 앞선 기술력과 디자인·홈코트라는 이점을 앞세워 올들어 대한국시장 공략에 총력을 기울여온 일본 업체들의 추격을 뿌리치고 시장 수성에 성공한 것이다.
11일 본지가 양판점·백화점·할인점·전자상가 등 주요 가전유통업체의 지난 5월까지 TV부문 매출 및 판매 현황을 조사한 결과, LG·삼성 등 국내 업체의 TV매출은 최고 200%까지 성장했고 시장점유율도 크게 끌어올린 반면 일본 기업은 이에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5월말까지 TV부문에서 모두 23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동기 대비 50% 이상 늘어난 수치다. 이 중 LG전자·삼성전자의 TV매출 신장률은 지난해 동기 대비 87%를 기록했으나 소니·파나소닉 등 일산TV의 판매 신장률은 20% 미만에 그쳤다.
실제로 롯데백화점에서는 지난해까지 인기가 높았던 일산 프로젝션TV의 판매가 올들어 약세를 보였고 PDP TV 등 국산 대화면TV의 매출은 큰 폭으로 늘어났다.
국내 백화점 중 외산 가전 판매비중이 가장 높은 현대백화점의 경우 지난 5월말 현재 LG전자·삼성전자 등 국산TV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250% 가량 늘어난 반면 소니·NEC 등 외산TV의 매출은 150% 가량 늘어난 데 그쳤다.
이에 따라 현대백화점 TV부문 매출에서 지난해까지 6대4의 비율을 보인 국산 대 외산의 비중도 7대3으로 바뀌었고 이같은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할인점 삼성홈플러스 역시 외산TV의 점유율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양판점 하이마트에서는 TV부문 매출에서 외산의 비중이 2%대에 머무는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백화점 가전담당 바이어는 “대화면TV와 HD급 고화질TV 등에서 상대적으로 외산의 입지가 더욱 좁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월드컵으로 인해 가장 득을 본 부문은 LG·삼성의 신제품 TV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용산 전자랜드 등 집단 전자상가에서는 외산TV의 인기가 여전히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집단 전자상가의 특성상 판매가격 조정이 용이하고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외산제품에 마케팅 역량을 집중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