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IT주가 한국이 일본보다 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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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31일 월드컵 개막 후 국내 증시의 대표적 정보기술(IT)주가 비교적 양호한 주가흐름을 보이고 있는 데 반해 일본의 대형 IT주들은 전반적인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11일 현재 국내 증시의 삼성전자·KT·SK텔레콤·KTF·LG전자와 일본의 소니·도시바·NTT도코모·후지제록스·JVC 등 양국의 대표 IT 10종목의 주가는 지난달 31일 월드컵 개막일 주가를 기준으로 서로 상반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내 IT주들은 월드컵 기간 4종목이 오르고 단 1종목만 내려 대체적으로 강세를 유지했다. 특히 주가가 내린 종목의 하락폭도 그다지 크지 않아 상승세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일본 IT기업들은 5개 종목 중 4개 종목이 비교적 큰 폭으로 떨어져 국가신용등급 하락, 경기침체 등과 맞물려 장기적인 IT산업 침체국면을 실감케했다.

 ◇삼성전자와 소니 희비 엇갈려=한국 증시는 물론 IT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월드컵 개막 이후 7거래일 동안 주가가 8000원 올라 2%대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일본의 소니는 지난 31일 종가 7200엔에서 10일 현재 6800엔으로 6%나 주저앉았다.

 이같은 양사의 주가흐름은 양국의 IT산업 분위기를 대변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소니가 향후 사업 아이템에서부터 실적에 이르기까지 불확실성을 안고 비관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것과 달리 삼성전자는 당장의 반도체값 문제를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측면에서 낙관적인 평가를 얻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2분기 실적에서 1분기보다 나은 또 한번의 사상 최대 실적을 내놓을 경우 삼성전자의 상승세는 한국증시 전체의 상승세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월드컵 공식 스폰서 강세=일본 IT기업의 전반적 주가하락에도 불구하고 월드컵 공식 스폰서인 JVC는 지난달 31일 800엔이던 주가가 10일 현재 850엔으로 올라 6%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월드컵 열풍속에 기업 인지도를 높이며 같은 공식 스폰서인 도시바, 후지제록스 등을 제치고 유일하게 주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한국 증시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KT와 함께 월드컵 공식 이동통신 스폰서인 KTF는 월드컵기간중 2%의 주가상승률을 보이며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KT가 정부 지분 매각 이후 일부 물량 출회로 0.6%의 하락세를 기록했지만 이것 또한 월드컵 효과로 인한 ‘선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일 증시 똑같이 반등 노릴 듯=증시 전문가들은 한일 양국 증시가 월드컵기간중 또는 직후에 대세상승의 전기를 마련하려는 노력을 줄기차게 펼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경제 전반을 비롯해 IT부문의 약세가 당분간 지속되면서 한국과는 다소 상이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곽경훈 대신증권 경제조사실장은 “일본 증시가 최근 약간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IT경기의 완연한 회복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바닥권이란 인식이 강하지만 일본경제와 주가가 상승탄력을 받기는 당분간 어려운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