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머랠리 기대감 부푼다

 ‘증시에 서머랠리 올까.’

 4월말부터 시작된 증시침체가 두 달 가까이 지속되면서 ‘서머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는 월드컵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분산되며 거래량도 급감해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들은 여름철 랠리가 와주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특히 펀더멘털 측면에서 하반기 기업 이익 회복 전망으로 7, 8월께는 주가가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기술적으로도 장기간 주가 하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이 가능한 시점이어서 기대감이 현실로 나타날지 주목된다.

 ◇통계적으로는 다소 부정적=서머랠리란 투자자나 펀드매니저들이 여름 휴가기간에 주식을 사지 못할 것에 대비해 미리 주식을 선취매하면서 주가가 급등하는 현상으로 1월 효과와 더불어 대표적인 계절효과 중 하나다.

 하지만 서머랠리는 여름 휴가기간이 긴 서구 증시에 비해 국내 증시에서는 두드러진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동원증권이 86년부터 지난해까지 16년간 6∼8월의 주가 상승률을 조사한 결과 평균 주가 상승률은 0.9%에 불과했다. 월별로 나눠 보면 6월과 7월의 경우 종합주가지수 평균 상승률이 1.6%와 2.1%로 12달 중 각각 4위, 3위로 강세를 보였지만 8월은 가장 수익률이 저조한 달(-1.4%)로 나타났다.

 정훈석 동원증권 연구원은 “종합주가지수가 약 10%는 올라야 랠리라고 할 수 있는데 16년 동안 지수가 9% 이상 상승한 경우는 87년(7월), 99년(7월) 두번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과는 달리 국내에서는 인터넷, PDA 등을 이용한 주식투자가 활성화돼 휴가기간이라고 해서 투자 분석이나 실제 투자를 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덧붙였다.

 ◇증시여건상 랠리 가능성 높아=과거 통계 수치상으로는 서머랠리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지만 현재 주식시장 여건에서는 주가상승을 기대해 볼 만하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조용찬 대신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기업 이익 회복 기대감이 강하고 미국에 비해 아시아지역의 투자매력도가 상대적으로 높아 대형 펀드들이 실적호전 종목으로 펀드 구성 종목을 변경하는 윈도 드레싱 작업이 거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코스닥 등록기업들의 수출과 설비투자 그리고 수익성이 회복되면서 주변 분위기에 휩쓸려 실적과 무관하게 동반하락한 낙폭과대 실적호전주를 찾아 역투자 전략을 구사하는 외국인이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KTF, 네티션닷컴, 원익, 휴맥스 등 코스닥 낙폭과대 실적주에 관심을 가져 볼 만하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여름철 랠리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의견도 없지는 않다. 엄준호 현대증권 연구원은 “미 증시가 기업이익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는 데다 7, 8월이 실적장세로 넘어가는 과도기가 될 가능성이 높아 랠리라고 할 만한 상승세를 보이기는 무리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