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썬 바닥 찍었다. 한국후지쯔 유닉스 시장 입지 굳히자.’
최근 한국IDC가 1분기 국내 중대형 서버시장 규모를 발표한 가운데 주요 서버 사업자 중 한국썬과 한국후지쯔의 약진이 눈에 띄게 드러나 이후 중대형 서버시장에서 이들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12일 한국IDC와 업계에 따르면 1분기 중대형 서버시장에서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가 약 29%의 점유율을 기록, 1위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썬에 대한 업계의 주목은 지난 2000년 2분기 이후 7분기만에 1위를 차지했다거나 현 에드 그레이엄 사장 취임 이후 첫 ‘고지 탈환’이라는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
무엇보다 닷컴기업과 통신업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한국썬의 매출구조 변화에 대한 가능성이다. 한국썬이 지난 2000년 30%를 넘는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며 국내 서버시장의 최강자로 부상할 수 있었던 이유가 닷컴 때문이었다면 한국IBM과 한국HP에 그 자리를 내주며 6분기 연속 하락세를 면치 못한 것 역시 닷컴 때문이었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썬의 올 1분기 매출구조는 ‘닷컴 때문에 웃고 우는’ 한국썬에 대한 인식을 탈피할 수 있는 징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정통부·교육부를 비롯한 공공시장과 삼성생명과 같은 금융업종의 공급실적이 여느 때보다 우수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는 지금까지 로앤드급 서버공급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데 비해 1분기에는 미드레인지급 이상의 제품영업이 호조를 띠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썬이 메인프레임에 대한 정면승부를 외치며 출시한 ‘선 파이어 15K’는 지난 연말 삼성생명보험과 정통부에 공급된데 이어 2분기에도 조달청·삼성생명보험 등에 추가 납품될 예정이다. 조달청에는 선 파이어 F15K 외에도 선 파이어 F12K, V880 등 총 11대가 공급된다.
한국IDC 관계자는 “주식시장에 비유하자면 한국썬은 바닥을 찍었다고 볼 수 있다”며 “닷컴의 어두운 터널을 거의 빠져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국썬과 함께 주목할 기업은 한국후지쯔. 한국후지쯔는 무엇보다 지난 동기 대비 223% 성장했다는 점에서 유닉스 시장에 안정적인 진입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1년 1분기 2.4%를 차지한 시장 점유율은 올 1분기 8%까지 올라섰다. 한국후지쯔의 약진은 프라임파워800, 1000, 2000 등 유닉스 시스템을 금융결제원, 중앙고용정보원, 조흥은행, 외환은행, 신세계 e마트 등에 10대 정도 공급하는 등 하이엔드 시스템의 판매가 호조를 보였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또 기존 메인프레임 고객의 다운사이징 수요를 발굴하는 등 한국후지쯔의 공격적인 영업도 유닉스시장에서의 한국후지쯔의 입지를 더욱 강화시키고 있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