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PC 주변기기 시장이 비수기에 허덕이고 있지만 TV 수신카드 업계는 월드컵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디지털TV 수신카드가 월드컵 열기가 달아오르면서 뚜렷한 매출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월드컵 이후에도 두 달 가량은 매출신장이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해 업계 역시 이에 대응하기 위해 제품 라인업 강화나 공동구매 추진 등 ‘포스트 월드컵 시장’에 대비, 움직임이 활발하다.
시그마컴(대표 김동도)은 자사의 아날로그 TV 수신카드 매출이 월드컵으로 1000대 이상 늘어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월 평균 5000대 정도의 매출에 머물던 것이 3월에는 6000대, 5월 8000대로 늘어난 것이다. 이번달에도 7000대 정도의 매출은 거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USB2.0을 이용한 외장형 제품과 5.1채널 스테레오가 지원되는 TV 수신카드를 새로 출시해 월드컵이 끝난 7월과 8월에도 매출 증가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매크로영상기술(대표 박희복)은 월드컵 시즌에 접어들면서 월 900대 정도의 디지털TV 수신카드 매출을 거두고 있다. 이는 과거 월평균 300대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세 배 가량 증가한 수치다. 월드컵 이후의 시장에 대한 기대도 높다. 월드컵으로 디지털TV 수신카드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 높아졌을 뿐 아니라 방송 환경도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의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회사 송기환 이사는 “월드컵으로 방송사의 장비들이 HD급으로 많이 향상돼 디지털방송 인프라가 더욱 좋아졌다”며 “이는 디지털TV 수신카드에 대한 필요성을 더욱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여 꾸준한 수요 향상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날로그·디지털 제품 모두를 생산하고 있는 사람과셈틀(대표 김정기)도 최근 월평균 판매량이 올초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었다. 아날로그 카드의 경우 5월 말에서 6월 초까지만 6000대를 팔았다. 월 200대 정도였던 디지털 카드는 월드컵이 시작되면서 500대로 늘어났다.
<강구열기자 riva910@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