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PC사업 구조 고도화

 삼성전자가 노트북PC와 신개념 PC 중심으로 역량을 집중하고 수익성이 떨어지는 기존 데스크톱PC사업은 점차 아웃소싱을 확대하는 등 컴퓨터사업 구조를 고도화하기로 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그동안 국내 메이저 PC업체로는 유일하게 데스크톱PC의 주기판 생산부터 최종조립까지 자체적으로 수행해왔으나 이번에 아웃소싱을 도입키로 함에 따라 국내 메이저PC업체들의 사업방향이 해외 메이저업체와 마찬가지로 제조에서 브랜드로 중심이 옮겨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이미 액세서리 키트, 전원장치 조립 등 일부 부분품의 아웃소싱을 진행한 데 이어 현재 5% 수준인 주기판 제조 외주생산 비중을 내년말까지는 50%까지 확대할 계획”이라며 “저가 데스크톱PC 제품의 경우에는 최종 조립까지 아웃소싱할 수 있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회로 설계 등과 같은 고급 데스크톱PC 제품의 조립과 테스트는 계속 본사에서 진행한다”며 “품질은 아웃소싱을 하더라도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기판의 아웃소싱 업체로는 대만업체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저가 노트북PC의 경우 지난해 대만의 노트북PC 업체로부터 반제품을 공급받는 등 일부 아웃소싱을 진행해왔다.

 삼성전자는 데스크톱PC사업 부문에 대해서는 아웃소싱을 통해 수익성을 제고하는 한편 노트북PC와 가전제품이 결합된 퓨전PC,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와 진행중인 홈미디어센터 등과 같은 차세대PC 제품에 대해서는 투자를 늘리고 제조도 자체내에서 진행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최근 2005년 노트북PC 부문 세계 5위 달성을 목표로 하는 중장기 사업전략을 수립한 바 있으며 지난달부터 세계 최대 PC업체인 델컴퓨터에 제조자설계방식(ODM) 노트북PC를 공급하는 등 노트북PC사업을 크게 강화해 나가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데스크톱PC사업은 내수 중심이기 때문에 굳이 자체 생산을 고집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며 “다만 삼성전자의 데스크톱PC 제조물량이 월 10만대에 이르기 때문에 얼마나 문제없이 아웃소싱 물량을 확대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삼보컴퓨터의 경우 데스크톱PC용 주기판 수요의 5∼10%를 대만업체로부터 공급받고 있으며 LGIBM의 데스크톱PC는 최종 공급업체인 LG전자가 다시 서흥전자·동광정밀 등 두 개 업체에 생산을 맡기는 등 국내 메이저 PC업체들의 제조 아웃소싱은 확대되는 추세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