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대한통운·SK·삼성SDS 등에 이어 완성차업체인 현대자동차가 대신정보통신과 함께 화물차용 텔레매틱스서비스사업 진출을 본격적으로 선언하면서 이 시장에 새로운 판도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특히 현대자동차의 진출 선언은 이제까지 중고차업계나 이미 차를 보유하고 있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애프터마켓으로 형성돼온 텔레매틱스 시장이 신차 중심의 비포마켓으로 확대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현대자동차(대표 정몽구)는 이번주부터 SI업체인 대신정보통신(대표 이재원)과 함께 현대 상용차를 대상으로 제공되는 고객관계관리(CRM) 개념의 화물트럭전용 텔레매틱스 시범서비스에 들어갔다. 현대차와 대신정보통신은 이 서비스를 통해 차주 고객에게 접근하는 한편 실질적인 고객인 화주를 확보하기 위해 운송주선 전문업체인 코리아로지스와 함께 화물 물량을 접수하고 차량 운전자를 응대하는 콜센터도 운영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앞으로 상용차 전품목에 이어 기아자동차 차종으로까지 서비스 대상을 확대, 화물차 신차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는 현대기아자동차의 브랜드 파워를 화물차 텔레매틱스서비스 시장에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삼성SDS(대표 김홍기)도 전문솔루션과 e비즈니스 노하우를 바탕으로 화물운송 정보서비스인 ‘애니트럭(Anytruck)’ 서비스를 개시하고 공격적인 사업에 나섰다. ‘애니트럭’은 유무선 인터넷 기반의 첨단 물류시스템을 통해 화주와 운송사, 차주를 직접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삼성SDS는 상반기부터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네트워크 구축에 들어가 올해 말까지 전국 규모의 온오프라인 통합물류네트워크를 완료할 계획이다. 또 전국을 모두 300여개 권역으로 분할, 권역별 운송사와 영업용 화물차를 확보해 나가기로 했다.
이에 앞서 대한통운도 지난해 ‘웹트럭’ 서비스를 개시하고 활발한 영업활동에 나섰으며, SK와 KT도 각각 ‘네트럭’과 ‘KT로지스’ 등 첨단 화물운송 정보서비스를 제공해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대기업이 주도해온 화물차 텔레매틱스서비스 시장이 초기에는 각자 다른 태생과 특화된 전략으로 세불리기를 시도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공통된 시장을 놓고 치열한 패권다툼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SDS 물류사업추진팀 배경한 팀장은 “화물차 시장은 승용차 시장과 달리 텔레매틱스서비스 마케팅 대상이 차주가 아니라 화주에 맞춰져야 한다”며 “소비자 입장에서 접근한 사업모델을 바탕으로 누가 더 많은 커뮤니티를 확보하는지가 시장주도권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윤아기자 forang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