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인터뷰-LG전자통신운용연구소 황춘하상무

 

 “대형 전광판을 통해 구현되는 IMT2000을 지켜보는 외국인들의 놀란 표정을 봤습니까.”

 이번 월드컵 개막식에서 소개돼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IMT2000 기술을 제공한 LG전자통신운용연구소 황춘하 상무는 지난달 31일 저녁을 이렇게 회상했다.

 월드컵 기간동안 KT아이컴이 구현하는 IMT2000 시연에 장비공급업체로 선정된 LG전자는 지난 2월부터 전자통신운용연구소를 중심으로 치밀한 준비를 해왔다. 4개월 동안 밤낮없이 개막식을 준비해 개막식에서만 50대의 IMT2000 단말기 시연에 성공했으며 전국적으로 200대의 단말기가 경기장을 중심으로 전시돼 있다.

 “이런 식으로 IMT2000을 시연하는 것은 세계적으로 이번이 처음이며 특히 작은 단말기로 보여지는 화면을 대형 전광판으로 보여주는 작업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었다”고 황 상무는 설명했다.

 월드컵 공식후원업체가 아닌 LG전자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핵심기술과 장비를 제공하는 데는 남모르는 어려움도 많았다.

 황 상무는 “공식후원업체가 아니기 때문에 LG라는 단어를 거론조차 할 수 없어 한편으로는 서운했다”며 “그러나 이것은 LG전자의 차원이 아닌 국가차원의 행사며 기술이라는 점에서 LG라는 단어를 잠시 접어두고 뿌듯함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한 회사가 자사를 알리고 사업에 도움이 되는 퍼포먼스가 아니라 오히려 국가적 이미지 제고에 기여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그는 사업자인 KT아이컴과 장비 공급업체인 LG전자가 공동으로 자사의 이익을 초월한 성공적인 퍼포먼스를 만들어낸 것에 대해 기뻐하고 있다. 황 상무는 이같은 협력을 IMT2000이 상용화되는 내년까지 계속 이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번 개막식에서 보여준 IMT2000 기술은 일부분에 불과하다. LG전자는 KT아이컴과 함께 개최도시마다 설치돼 있는 IT플라자 등을 통해 인터넷, 사진, VOD서비스 등 나머지 기술에 대한 소개를 계속하고 있다.

 “세계에 보여주는 한국의 IT 중 대표제품이 바로 IMT2000”이라며 “이같은 제품을 통해 디지털분야에서 한국의 국가경쟁력을 제고하고 세계 정보통신 시장에서도 커다란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