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銀, 현금자동입출금기 3차분 공급업체에 효성·청호컴넷 선정

  사상 최대물량으로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던 국민은행(은행장 김정태)의 초대형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도입 사업에서 효성과 청호컴넷이 최종 공급업체로 선정됐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과 청호컴넷은 각각 11일 오후 국민은행으로부터 국민은행 3차분 ATM을 납품하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물량은 전체 2330대 중 효성이 물량의 70%인 1631대, 청호컴넷이 30%인 699대를 공급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국민은행은 2890대를 구매할 계획이었지만 최종 구매물량은 2330대다.

 이번 입찰에서 제시한 가격은 기존 납품가격보다 30% 정도 싼 것으로 알려졌지만 자세한 가격은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효성보다 더 낮은 2100만원대의 가격을 제시해 주목을 모았던 LG엔시스는 설치 실적 등의 이유로 공급업체에서 제외됐다.

 이번 입찰은 국민은행은 소매금융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ATM을 3단계(1차분 60대, 2차분 350대, 3차분 2890대)에 걸쳐 총 3300대를 순차적으로 도입키로 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달 10일 효성·청호컴넷·FKM·LG엔시스·엔씨알·닉스도르프 등 6개 업체가 제안요청서를 작성, 국민은행측에 제출했다.

 이번에 낙찰을 받은 효성과 청호컴넷은 올해 안으로 할당받은 물량 대부분을 국민은행에 납품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 입찰에 대해 업계에서는 국민은행이 저가출혈경쟁을 유도함으로써 국내 ATM시장을 혼란에 빠뜨릴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입찰은 국민은행이 대량구매를 앞세워 자동화기기 업체간 출혈경쟁을 유도한 결과 밖에 안된다”며 “특히 타 은행에서 기존에 구매한 높은 가격에 대한 불만과 함께 국민은행이 구매한 가격으로 제품을 달라는 요구가 쇄도하고 있어 전반적인 가격출혈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효성측은 “가격이 너무 낮다는 주장이 있으나 대규모 물량인 만큼 원가절감과 생산성 등을 고려하면 무리한 가격은 아니다”고 말했다. 효성은 또 가격에 불만을 사고 있는 타 은행도 물량이 크다면 국민은행에 공급한 가격으로 공급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