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신호를 이용해 현재 위치를 파악하는 GPS모듈 수요가 급증하는 것은 사회 전반의 위치정보 수요가 급속도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일종의 사치성 품목으로 간주돼온 차량항법장치(CNS)가 올들어 보편적인 자동차 옵션으로 자리잡는가 하면 PDA, 이동전화단말기, 택시단말기에도 GPS모듈이 내장되기 시작했다.
특히 개인항법장치와 차량용 정보기기의 대중화 추세가 향후 GPS시장을 이끌 양대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개인항법장치(PNS:Personal Navigation System)시대=GPS모듈 수요가 평범한 일반인으로 확대되고 있다. PNS란 차량이 못다니는 좁은 골목길·주택가·산길에서도 휴대형 단말기로 개인위치를 손쉽게 파악하는 제품이며 올들어 내수시장이 본격 형성되는 추세다.
PNS 수요는 올해 6만대를 넘어 기존 CNS시장(지난해 4만대) 규모를 훨씬 능가할 전망인데 엘렉스테크와 팅크웨어, 액시옴, 내비콤 등은 PDA와 이동전화단말기에 내장 가능한 PNS용 GPS모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팅크웨어는 시리얼타입의 PDA용 GPS모듈과 컴팩사의 PDA전용 GPS모듈, 네비우스는 삼성전자의 핸드PC 넥시오에 장착되는 USB타입 GPS모듈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머지않아 1인 1GPS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GPS모듈 시장의 최대변수는 국내 완성차업체의 텔레매틱스사업 전개방향=현대, 삼성 등 주요 자동차업체들은 무선통신사업자와 손잡고 독자적인 텔레매틱스 사업을 추진중이다. 이에 따라 일부 고급차종은 연말부터 GPS모듈을 내장해 어디서나 차량위치 추적이 가능한 상태로 출고된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LG텔레콤과 손잡고 차량내부에 장착되는 텔레매틱스 단말기를 이르면 연말에 선보일 계획이다. 현대의 텔레매틱스 단말기는 전자지도없이 차량방향만 지시하는 보급형 콘셉트로 개발중인데 차량도난방지와 사고시 구조요청 등에 효과적이다. 현대측은 장기적으로 모든 승용차종에 위치추적이 가능한 텔레매틱스장비를 기본옵션으로 채택한다는 방침이다.
관련업계에선 완성차업체들이 텔레매틱스 기능을 표준사양으로 채택함에 따라 자동차용 임베디드 GPS모듈 수요가 내년 40만대, 2005년까지 150만대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장추이=최근 과속카메라 위치를 알려주는 차량용 GPS경보기가 날개돋친듯 팔리면서 GPS모듈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차량용 GPS경보기는 과속카메라 근방에 차량이 접근하면 자동으로 경고음을 내는 차량 편의장비. 제조업체들은 창고에 물건을 쌓아둘 틈도 없이 판매가 활발한 상황이라며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5일 근무제로 인해 자가용으로 놀러가는 인구가 늘고 낯선 길에서 과속카메라 단속을 피하려는 운전자층이 GPS경보기를 앞다퉈 구매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포로드와 채널아이, 커뮤시스 등 10여개사가 GPS경보기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데 연말까지 관련 GPS모듈 수요가 15만대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군수업계도 무시못할 고객으로 떠올라=본래 군사용도로 개발된 GPS기술은 군부대 이동시 위치확인, 사거리 측정 등 작전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특히 아프간전에서 자로 잰 듯한 미군의 타격능력에 자극받은 우리 군당국도 주요 무기체계에 GPS모듈을 장착해 정밀도를 향상시키는 사업을 추진중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군수분야에 GPS모듈 장착이 광범위하게 확산되면서 관련매출이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내비콤의 한 관계자는 “위치정보 수요가 사회전반에 확산되면서 GPS모듈이 배터리만큼 흔하게 사용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면서 “GPS 대중화로 인한 산업전반의 파급효과는 매우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