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화질 디지털다채널방송을 표방한 스카이라이프에 고통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디지털위성방송으로서는 최악의 조건인 장마철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위성방송은 SD급의 고품질을 표방하고 있지만 폭우와 호우 앞에서는 전파기술 특성상 맥을 못춘다는 게 정설이다.
폭우와 호우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는 지상파방송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 벌어진다.
당장 지난 12일에도 일부 스카이라이프 가입자들은 큰 피해를 감내해야만 했다. 12일 낮,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구름과 함께한 소낙성 강수는 일부 가입자에게는 방송사고로 다가왔다.
비가 그친 후 스카이라이프측은 특기할 만한 방송장애가 없었다고 밝히고 있으나 일부 가입자들은 수신불능상태를 주장하고 있다. 일부 가입자들은 12일 낮의 소낙성 강수기간 동안 신호가 미약하다는 메시지와 함께 스카이라이프의 방송이 중단됐다고 아우성이었다.
스카이라이프측은 이에 대해 수신기 설치에 문제가 있는 일부에 한한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12일의 사건은 단시간에 그친 것으로 치부할 수 있지만 장마철 기간에는 상황이 보다 복잡해지고 심각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스카이라이프는 지난 3월 상용화 이후 디지털TV와의 궁합이나 돌비 5.1채널의 부재 등 경제형 수신기 채택으로 인해 품질문제에서 크고 작은 불평이 들어왔다. 하지만 폭우는 상황이 다르다. 방송이 나오는 상황에서 품질의 높고 낮음은 참을 수 있지만 방송자체 수신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은 가입자들이 감이 다를 수밖에 없다. 특히 폭우가 집중되는 장마철 기간 중에는 스카이라이프의 채널이 수신되지 않는 시간이 장기화할 수밖에 없다. 12일의 사건은 1∼2시간씩이었지만 하루종일 또는 며칠간 계속되는 장마철의 호우 또는 폭우와 이로 인한 방송사고는 가입자의 인내한계를 시험하게 된다.
이와 관련, 스카이라이프측은 “시간당 45㎜의 집중호우의 경우가 아니면 방송중단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만약 적은 비에도 수신장애가 이뤄지면 안테나 설치를 재점검하는 등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장마는 6월 중순 후반에 제주도 지방으로부터 시작하여 6월 하순 초반에 점차 중부지방에 이르게 되며 기간은 장장 30여일에 달하고 있다. 이와함께 폭우를 동반한 태풍과 게릴라성 집중호우도 위험요소다.
스카이라이프와 스카이라이프 가입자에게 길고 긴 마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조시룡기자 sr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