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기가 CPU는 여전히 유통시장의 황제’
인텔이 지난달 25일 CPU 가격을 인하하면서 제조 PC분야에서는 1.7기가 프로세서를 탑재한 PC가 퇴조하고 2.0기가 등 가격인하폭이 큰 고클록 제품이 집중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유통시장에서는 여전히 1.6기가 제품이 인기를 끄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용산·테크노마트 등지의 유통 시장에서는 가격인하 이후에도 1.6기가 제품의 판매 비중이 전체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상위 클록 제품인 1.7기가 제품의 판매와 비교할 때 8대 2 정도로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어 1.6기가 제품의 인기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텔은 지난달 25일 실시한 가격인하에서 1.6기가 제품은 인텔의 단종 모델에 속해 가격인하를 실시하지 않았으나 1.7기가 제품은 163달러에서 143달러로 20달러 인하하는 등 주력제품을 이동시키려 했다. 이 때문에 최근 국내 유통시장에서는 1.6기가 제품의 가격이 17만5000원대를 보이고 있는 반면 1.7기가 제품은 17만대를 유지하는 등 도리어 고클록 제품의 가격이 낮게 형성되는 가격 역전현상까지 발생했음에도 1.6제품의 인기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달부터 주력 제품이 1.6기가 제품에서 1.7기가, 1.8기가, 2.0기가 등으로 이동될 것으로 예상했던 인텔과 CPU업계의 기대는 다음달 이후까지 다소 지연될 전망이다.
이처럼 1.6기가 제품의 인기가 시들지 않고 있는 것은 인텔이 제시한 표준 클록 속도에서는 1.7기가 제품에 비해 떨어지더라도 캐시메모리가 512k로 우세할 뿐만 아니라 오버클록을 시킬 경우 2.13기가까지 클록을 상승시킬 수 있어 조립PC 마니아 사이에서는 1.6기가 제품의 가격대 성능비를 가장 높게 평가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유통시장에서는 1.6기가 제품의 판매비중이 50%를 넘어서고 있는 반면 1.7기가 제품은 아직도 점유율이 10%를 겨우 상회하고 있어 향후 주력 제품의 판도가 1.7기가 제품으로 이동하기보다는 1.8기가 등 노수우드 계열 제품으로 이동할 개연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인텔이 오는 7월부터는 대리점 등에 1.6기가 CPU의 공급을 사실상 중지시킬 것으로 알려져 1.6기가 제품의 인기가 지속될 경우 쇼티지 현상이 빚어져 가격이 급등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