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시장에 머물지 말고 중소기업 대상의 신규시장을 개척하라. 2005년 중기시장 매출은 1조원이다.’
메인프레임과 하이엔드급 유닉스 서버를 중심으로 대기업 시장공략에 주력해 온 한국IBM(대표 신재철) 앞에 ‘중견 및 중소기업 시장창출’이란 특명이 떨어졌다.
한국IBM은 올해부터 중소기업 시장을 본격 공략한다는 본사 방침에 따라 ‘인더스트리 솔루션 포트폴리오(ISP)프로젝트’를 핵심으로 한 중소기업 시장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마케팅&솔루션영업부 특수사업본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이 프로젝트는 각 산업·업종별로 요구가 가장 높은 핵심 솔루션을 선정하는 일종의 로드맵 작업으로 한국IBM은 화장품·제약·식음료 등 소비재산업그룹(CPG)을 우선 선정, ERP·CRM·B2B 등 분야의 적합한 솔루션을 적용, 패키지를 개발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한국IBM은 지난 3월 국내 중소 솔루션 개발업체를 대상으로 사업설명회를 개최, 지앤텍·펜타시큐리티·예스컴·바이텔·이네트 등 9개 솔루션사와 제휴를 맺었으며 추가 파트너사를 발굴중이다. 한국IBM의 파트너로 선정된 사업자들은 세미나를 비롯해 광고·기술·해외사업진출 등을 지원받게 된다. 파일럿 프로젝트가 끝나는 7월 이후에는 전자·전기·도소매 분야로 대상을 넓힐 계획이다.
한국IBM이 이처럼 중소기업 시장창출에 발벗고 나선 것은 기존 시장만으로는 더 이상 큰 폭의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재해복구시장과 서버통합으로 인해 메인프레임 매출이 다시 증가하고 있지만 오는 2003년 이후에는 다시 줄어들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게다가 컴팩과 합병한 한국HP는 한국IBM을 제치고 매출 1위 사업자로 올라서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IBM 연간 매출에서 6% 정도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한국IBM에 ‘관심 밖’이었던 중소기업 시장도 앞으로는 외면할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오는 2005년까지 매출 3조원(LGIBM 매출 포함)을 달성한다’는 중기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라도 중소기업 시장개척은 중요한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한국IBM의 이같은 전략은 전통적으로 로엔드 시장에 대한 장악력이 높은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나 컴팩코리아를 인수해 이 시장에 대한 영향력이 높아진 한국HP와의 한판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컴팩코리아가 바람을 일으켰던 파트너 프로그램 ‘e코리아’를 중심으로 새로운 커뮤니티를 형성할 것으로 알려져 중소기업 시장을 잡기 위해 국내 솔루션 파트너 및 채널들을 공략하는 중대형 컴퓨팅 업체의 움직임이 경쟁적으로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