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동북아협력담당 구해우 상무는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청년위원장을 지내는 등 10여년 동안 남북 교류협력 분야에 몸 담아온 대표적인 대북 전문가중 한사람이다. 세번의 방북 경험을 갖고 있는 그는 이달 초 평양에서의 분단사상 첫 남북통신회담 개최에 상당한 기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첫 남북통신회담의 의의와 성과는.
▲기업 입장에서는 통신시장의 확대와 통일 이후의 대비라는 측면이 있고, 국가적 차원에서는 북한의 통신인프라 구축과 이와 연관된 기술표준 문제의 해결을 들 수 있다. 이동통신 분야에서는 주파수 사용대역을 조정한다는 의의가 있다. 회담의 성과라면 이같은 의미를 담는 통신 분야 협력차원의 1차적인 합의를 이끌어 낸 것이다.
―회담의 추진이 6·15 공동선언 2주년과 맞아떨어졌는데.
▲6·15 이후 지난 2년동안 남한 기업들은 개별적으로 북한과 협상을 벌임으로써 노력에 비해 성과는 미흡했다. 통신교류는 남북 경협에서 반드시 선행돼야 할 사항이다. 이제는 새로운 방식의 협상이 필요할 때라고 본다. 통신분야는 그 특성상 ‘그랜드 컨소시엄’ 방식이 바람직하며 정부의 조정역할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결과적으로 이번 통신회담은 IT 분야에서 2주년을 맞이한 6·15선언의 최대 성과라고 할수도 있을 것이다.
―북한은 CDMA 이동전화 도입에 긍정적이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그러나 CDMA기술의 북한 공여에는 미국 측의 규제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민간기업 차원에서는 해결하기가 힘들 것이기 때문에 정부차원의 협상이 필요하다. 미국도 북한이 현실적으로 이동전화 도입을 추진한다면 GSM 방식보다는 CDMA 방식으로 도입되는 것이 중장기적으로 볼 때 더 낫지 않는가라는 생각이 든다. 6·15 3주년이 되는 내년 이맘때 쯤이면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나지 않겠는가.
―향후 남북 IT교류사업의 사업성은.
▲첫째, 이동통신을 포함한 북한 IT시장의 수익성은 단기적으로는 쉽지 않기에 중장기적인 차원에서 수익성을 낼 수 있는 계획이 필요하다. 둘째, 북한 주민들의 수요확대를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예컨대 이동전화의 경우 단기적으로는 금강산 지역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로밍서비스도 중요한 수익 아이템이 될 수 있다. 셋째, 통일 이후의 민족경제 공동체의 발전, 남북 정보통신산업의 발전 등에 대한 거시적인 경제적 고려가 따라야 한다.
<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