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 2주년>북한의 IT변화상

 ‘21세기는 정보산업의 시대다. 인민경제 모든 부문을 정보화하자.’

 북한은 IT를 ‘강성대국 건설의 핵심’으로 삼을만큼 국가 차원에서 관련기술 도입과 전문가 양성 등에 힘을 쏟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부터 IT와 정보산업 발전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경제강국 건설을 위한 국가 경제력 강화를 역설하고 있다. 경제력 제고와 ‘강성대국 건설’을 위해서는 선진 정보과학기술 도입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북한은 아직까지 일반인들의 인터넷 사용이 허용되지 않고 있지만 IT산업에 대한 관심과 의지는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 있는 남한에 뒤떨어지지 않는다.

 이러한 배경에는 최고통치자인 김정일 위원장이 정보기술에 대해 높은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지난해 1월 김정일 위원장은 중국의 상하이 푸둥 지구를 둘러본 뒤 “20세기는 기계산업의 시대며 21세기는 정보기술산업의 시대다. 앞으로 정보기술산업의 발전없이 경제발전은 없다”며 IT산업 육성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북한 언론들도 기회 있을 때마다 IT 발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로동당 기관지 로동신문은 지난 5월 21일자 ‘과학발전은 사회주의의 전도를 좌우하는 중대사이다’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과학기술 발전에 전당적, 전국가적, 전사회적 관심을 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동신문은 또 21세기는 사회경제 생활의 모든 분야가 정보화되는 정보산업 시대라고 전제한 후 “경제강국 건설 과정에서 정보산업 발전은 가장 중요한 국가적 사업의 하나이다”면서 “오늘 우리 앞에 중요한 과업으로 나선 정보기술과 정보산업을 최단기간 내에 높은 수준으로 올려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소 과학과 IT의 중요성를 강조해온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이달 7일 함경남도 함흥시에 있는 과학원 함흥분원을 시찰하고 △과학자와 기술자들의 자질 향상 △외국과의 과학기술 교류 활성화 △선진 과학기술의 적기 도입 △생산 현장에서의 문제 해결 등을 촉구했다.

 이에 따라 기초과학 교육의 강화와 함께 과학기술 분야 인재 양성 등 다양한 정책적인 조치들도 취해지고 있다. 특히 IT 등 첨단 과학기술 분야의 인재 양성을 위해 대학에 컴퓨터과학대학, 정보과학기술대학, 기계과학기술대학을, 과학원 산하에 정보기술학교를 신설하는 한편, 각급 학교에 별도의 컴퓨터 ‘수재반’도 조직·운영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과학기술 행사도 개최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4월 평양에서 제17회 중앙과학기술축전, 제7차 전국 발명 및 새 기술 전람회, 기술전시회 등의 행사를 열었고 지난 10일에서 14일까지 ‘평양 국제과학기술도서전람회’를 개최했다.

 게다가 북한은 지난 4월 해외에서는 최초로 중국 베이징에서 ‘제1차 조선 콤퓨터 쏘프트웨어 전시회’를 개최해 자체 기술을 외부에 알리는 동시에 해외 선진기술 습득에도 나섰다. 오는 28일과 29일에는 세계 주요국가의 기술자들을 초청, ‘평양 현대 IT 국제포럼과 전람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한편 북한은 남한과의 IT교류 분야 확대 필요성을 느끼고 KCC·PIC·민경련 등에서 각기 진행해 왔던 IT분야 대남 협력사업을 체계적으로 진행하겠다는 취지에서 최근 ‘정보과학기술총회사’를 신설했다. 

 <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