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금융서비스 채널로 부상하고 있는 모바일 지불결제 시장을 놓고 신용카드·이동전화·부가가치통신망(VAN)·전문솔루션 업계의 일대 격전이 불가피해졌다.
모바일 지불결제는 이동전화에 신용카드·전자화폐·교통카드 등 다양한 결제수단을 칩카드 방식으로 탑재해 실물 가맹점이나 교통수단, 자동판매기 등을 폭넓게 활용토록 해주는 금융서비스로 최근 상용화가 급진전되면서 기존 결제환경을 대체해 가고 있는 추세다.
현재 드러난 시장 대결구도는 KTF-LG카드 컨소시엄, SK텔레콤-비자인터내셔널 컨소시엄 등을 양대 축으로 여기에 VAN 및 솔루션 전문업체, 또다른 신용카드사들이 이해관계에 따라 어느 한 편에 가세하고 있는 형국이다.
KTF는 LG카드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내달 고주파(RF) 및 적외선(IR) 인터페이스를 함께 탑재한 콤비카드 기반의 상용 이동전화 ‘K머스’를 출시하기로 했다. ‘K머스’에는 접촉식·RF·IR 금융서비스 기능이 한개의 콤비칩으로 구현된 가입자인증모듈(SIM)이 삽입돼 있는데 이러한 설계 제작기술은 세계 처음이다. 이에 앞서 국민카드는 내주 IR·RF 칩을 탑재한 과도적인 형태의 KTF용 이동전화를 출시, 시장 선점을 꾀한다는 전략이다.
SK텔레콤도 지난달 금융표준인 ‘IrFM’ 기반의 이동전화 내장형 금융용 칩카드(EMV)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데 이어 비자인터내셔널과 함께 오는 10월부터 이를 상용화하기로 전략적 제휴를 체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콤비카드를 내세운 KTF-LG 컨소시엄은 SK텔레콤-비자 컨소시엄에 맞서 마스타카드인터내셔널과 추가 제휴를 추진중이어서 주목된다.
KTF-LG카드 컨소시엄은 우선 초도물량으로 20만장 가량의 콤비칩·휴대폰을 보급하고, 일반 가맹점에 병행 사용할 수 있도록 같은 규모의 마그네틱 신용카드를 함께 발급키로 했다. 또 연내 2만개 실물 가맹점에 IR·RF 통신이 가능한 카드단말기를 구축, SK텔레콤-비자 컨소시엄에 맞서기로 했다.
특히 KTF-LG카드 컨소시엄에는 한국정보통신과 케이에스넷 등 4대 VAN사와 콤비카드 개발업체인 스마트카드연구소가 공동 참여해 SK텔레콤 진영을 크게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모바일 지불결제 시장을 둘러싸고 신용카드·이동통신·VAN·솔루션 업체들은 SK텔레콤과 KTF 진영으로 양분돼 치열한 시장 주도권 확보전이 불가피해졌다.
전자지불포럼 조영휴 사무국장은 “모바일 지불결제는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시장인 만큼 수많은 관련 업체들이 참여해 치열한 혼전 양상을 벌이고 있다”면서 “시장선점도 중요하지만 지불결제 인프라에 대한 중복투자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사업자간에 최소한의 합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