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회로기판(PCB)업계가 차세대 PCB인 내장형(임베디드) PCB 재료(ZVC-2000)에 대한 특허권 도입계획을 구체화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이 재료에 대한 특허를 갖고 있는 산미나 측이 시장질서 확보차원에서 극소수 업체에 대해 특허를 제공할 계획이라는 방침이 알려지면서 이를 확보하기 위한 PCB업체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가 지난해 말 산미나의 특허를 획득, 임베디드 PCB를 소량생산하기 시작한 데 이어, 이수페타시스가 임베디드 PCB 재료(ZVC-2000)에 대한 특허 도입계획을 확정하고 산미나측과 구체적인 협상을 벌이는 중이다.
또 그동안 높은 로열티 때문에 특허 도입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여 온 대덕전자·코리아써키트 등도 산미나 측과 협상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체들의 이같은 방향선회는 산미나의 특허를 들여오지 못할 경우 차세대 PCB 시장 진입에 어려움이 예상되는 등 미래시장을 담보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불확실한 수요에도 산미나 측에 거액의 특허료를 지불한 국내업체들이 특허 제공에 대한 남발을 산미나 측에 자제해줄 것을 요청한 것도 한 요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삼성전기·심텍 등 일부 업체들은 산미나의 특허권를 침해하지 않는 새로운 재료와 기술을 개발, 상용화한다는 방침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업계는 산미나 측이 특허 사용대가로 업체당 약 100만달러의 사용료를 요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두께가 100미크론(1㎛은 100만분의 1m) 이하의 커패시터가 내장된 모든 임베디드 PCB에 대한 포괄적인 기술 특허권을 보유한 산미나는 신뢰성을 검증받은 커패시터 원재료인 ‘ZVC-2000’에 대해서도 물질특허권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