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과 이동전화 사용요금을 절약하기 위한 알뜰파 및 얌체족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ADSL의 보급으로 누구나 쉽게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게 됐지만 하루의 대부분을 캠퍼스에서 생활해야 하는 대학생들로서는 인터넷을 사용하기에는 캠퍼스의 시설이 불편한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무더운 여름철 강의실과 도서관보다 냉방이 잘되기로 소문난 각 대학의 전산실에는 더위도 식히고 과제물도 해결하려는 학생들로 평소보다 북적인다.
하지만 신세대의 이런 욕구를 만족시켜주기에는 아직도 인터넷 연결이 가능한 컴퓨터가 턱없이 부족하다. 이럴 경우 학생들은 삼삼오오 모여 학교 주변 PC방으로 발걸음을 돌리는데 그 이용요금이 주머니가 얇은 대학생들에게는 부담이 된다. 대체로 인터넷 게임의 경우 1∼2시간을 이용하게 되는데 이 요금을 부담하기 싫어서 게임에 진 사람이 다른 사람의 요금까지 대신 지불하는 ‘내기게임’이 성행하기도 한다.
또 최근 각 대학 기숙사에서는 인터넷이 방마다 가능해 친구들 방에서 이를 공짜로 이용하려는 학생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경북대학교 기숙사의 경우 공휴일이나 주말이면 도서관에 공부던 학생들이 식사 후 기숙사의 친구 방을 불시에 방문, 공짜인터넷을 즐기는 경우도 많다.
인터넷요금 못지않게 대학생들에게 가장 큰 부담이 되는 것은 이동전화 요금. 많이 사용하는 학생은 자신의 한달 용돈의 절반 이상을 이동전화 요금으로 쓴다고 한다. 이를 줄이려는 얌체족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4월부터 각 이동통신업체들이 발신자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이들 얌체족의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가장 많이 이용하는 방법은 일명 ‘번호만 남겨 놓기’다. 친구에 전화를 건 다음 전화를 받기 전에 일방적으로 끊고 전화를 기다리는 것이다. 발신자번호가 상대방의 이동전화기에 고스란히 남기 때문에 전화를 받지 못한 경우 몇 분 후에 다시 전화가 온다는 것이다.
직접 통화하기보다 자신의 번호만을 찍어 상대방에게 문자를 보내는 경우는 그래도 신사로 불린다. 이와 더불어 유행하고 있는 것은 이동통신업체들이 운영하고 있는 홈페이지를 통해 공짜로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방법. 이곳에서는 다양한 이모티콘을 제공해주기 때문에 남들과 차별된 문자메시지를 보내기 좋아하는 여학생들이 자주 이용한다고 한다.
부산대 물리학과 김성현씨는 “인터넷과 휴대폰을 이용하면서 지출하는 금액이 정말 만만치 않다”며 “친구들에게는 조금 미안하지만 이 방법으로라도 용돈을 절약해야 한다”고 말했다.
<명예기자=정명철·경북대 midasmc@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