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는 최근 이동전화단말기의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기존 텍스트를 대신해 그래픽을 사용하는 GUI(Graphic User Interface) 방식으로 선보였다. 이 방식을 적용하면 텍스트 위주의 메뉴가 사라지고 그림이나 아이콘 클릭으로 무선인터넷 등 이동전화의 다양한 기능을 즐길 수 있다.
이동전화단말기업계는 PC의 운용체계가 도스에서 윈도로 바뀌면서 도입된 GUI가 PC산업의 전기를 마련했듯 이동전화단말기도 GUI의 채택으로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텔레콤 등 이동통신서비스업체들도 무선인터넷의 주요 메뉴를 아이콘 방식으로 전환시켜 GUI 지원 단말기의 사용 확대를 꾀하고 있다.
이동전화의 멀티미디어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이동전화단말기와 사용자의 접점인 유저인터페이스(UI)도 새로운 방식이 도입되고 있다. 꿈의 이동통신으로 불리는 IMT2000 서비스의 상용화로 이동전화단말기가 음성이나 단순한 문자메시지의 전송수단을 넘어 동영상·이미지·사운드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 데이터를 주고받는 정보기기로 격상돼 업체들이 기존의 UI로는 사용자들의 요구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한계에 봉착했다는 판단 아래 GUI·버추얼키보드·음성인식 등 신개념의 UI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90년대 중반 한때 인기를 끌다 기술의 한계로 실패했던 음성인식도 새로운 UI로 각광받고 있다. 당시 음성인식은 한 사용자의 목소리만을 인식하는 화자종속형인 데다 인식률도 떨어져 시장에서 퇴출됐다. 하지만 최근에 삼성전자가 모든 사용자의 목소리를 인식하는 화자독립형 단말기를 선보이면서 음성인식이 새로운 UI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연내에 가상의 UI도 등장할 전망이다. 독일의 지멘스는 오는 3분기까지 버추얼키보드 기능을 내장한 단말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적외선 기술이 이용되는 버추얼키보드는 이동전화단말기에서 빛이 나와 평면 위에 PC의 키보드를 만들어 사용자들이 입력하는 문자나 숫자를 그대로 다른 정보기기에 전달한다. 지멘스는 이 기술을 이동전화단말기를 비롯해 PDA, 의료기기 등 다양한 정보기기에 적용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디지털팬·엄지타이핑키보드 등 다양한 UI를 사용해 이용자들의 편의성을 높이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배원복 LG전자 상무기획팀 상무는 “이동전화단말기의 UI는 멀티미디어 기능을 지원하면서도 이동성과 휴대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