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애니 수출 봇물

해외전시회 대상 수상 등 호평 힘입어

 국내 애니메이션업체들이 국내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는 것과는 달리 오히려 해외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잇따라 수출계약을 성사시키는 등 상당한 성과를 올리고 있다. 더구나 이달초 폐막된 프랑스 ‘안시 국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서 이성강 감독의 ‘마리이야기’가 장편 애니메이션 부문의 대상 수상을 계기로 해외시장에서 국산 창작 애니메이션에 대한 인지도가 향상돼 3D 애니메이션을 중심으로 수출이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빅필름·한신코퍼레이션·드림픽쳐스21 등 창작 애니메이션업체들은 해외에서 열리는 주요 애니메이션 전시회에 참가하는 등 공격적인 해외 마케팅을 통해 잇따라 수출계약을 체결하거나 성사를 눈앞에 두고 있다. 특히 수출지역도 일부 지역에 한정되지 않고 중국 등 아시아는 물론 유럽·남미·북미 시장에 이르기까지 폭넓어 국내 애니메이션의 향후 수출전망을 밝게 해주고 있다.

 한국애니메이션제작자협회의 이교정 전무는 “국산 애니메이션이 90년대 후반에 비해 기획력과 그래픽이 크게 향상됐으며 특히 상당수 제작사들이 시장규모가 작은 국내보다는 해외시장을 겨냥, 작품을 제작했기 때문에 해외시장에서 성과를 올릴 수 있다”고 밝혔다.

 씨즈엔터테인먼트(대표 조성원)는 ‘마리이야기’가 ‘안시 국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한 데 힘입어 이미 홍콩 미디어아시아와 수출계약을 체결했으며 현재 미국의 드림웍스와 북미 배급권을, 그리고 프랑스의 3∼4개사와 유럽배급권을 놓고 협상중에 있다. 조성원 사장은 “수상이 확정된 이후 북미·유럽·동남아 등지에서 반응이 매우 높다”면서 “이 작품만으로 300만달러 이상의 수출실적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빅필름(대표 권재성)은 풀 3D 로봇 애니메이션인 ‘엘리시움’의 수출에 적극 나서 지난 3월 이탈리아 영화배급사인 메두와 총 20만달러 규모의 프리세일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최근 러시아와 태국의 배급사와도 각각 3만달러, 1만5000달러 규모의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권재성 사장은 “‘엘리시움’은 제작단계에서부터 해외시장을 타깃으로 개발한 작품”이라면서 “현재 일본의 소니아시아와 미국과 일본시장 배급에 대한 협상을 진행중에 있어 올해 해외시장에서 1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신코퍼레이션(대표 최신묵)은 이달초 이탈리아의 몬도TV와 프리제작 단계인 6부작 가정용비디오(OVA) 애니메이션인 ‘줄리어스 베일즈’를 편당 418만5000달러씩 총 2500만달러에 수출키로 계약을 체결하고 오는 2009년까지 단계적으로 제작·공급할 예정이다.

 드림픽쳐스21(대표 김일권)은 지난달 국내 방영을 끝낸 3D TV애니메이션인 ‘레카’에 대해 최근 말레이시아·베트남·요르단 등 동남아시아와 중동지역 배급사와 50만달러 규모의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이 회사는 이달중 중국 아이비팜사와 150만달러 이상의 수출계약을 체결하고 베이징TV·상하이TV 등 중국 5개 이상의 방송사를 통해 ‘레카’를 방영할 예정이다.

 하나로통신(대표 신윤식)은 북한의 삼천리총회사와 공동 제작한 3D 애니메이션인 ‘게으른 고양이 딩가’의 수출에 나서 지난달 홍콩의 미디어링크와 홍콩·싱가포르·말레이시아 지역에 대한 방영 및 캐릭터 라이선싱권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으며 현재 일본·대만·중국·프랑스·이탈리아 등지의 배급사들과도 수출협상을 진행중이다.

 킴스애니컴(대표 김명수)은 지난 7일 2002 한일 월드컵을 기념해 제작한 3D 애니메이션인 ‘로봇축구’를 중국 톈진판권대리공사에 총 12만달러의 미니멈 개런티를 받고 수출키로 했으며 동우애니메이션(대표 김영두)은 TV 애니메이션인 ‘유니미니펫’에 대해서도 중동과 동남아시아에 이어 유럽 및 남미지역의 배급사들과 수출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