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벤처스타>(94)닷디제이

 ‘미국이 주도하는 도메인 시장에 승부를 건다.’

 지난해 아프리카 지부티공화국으로부터 국가 도메인(.dj) 소유권을 위임받아 관련 업계의 주목을 받은 닷디제이(대표 나명찬 http://www.dj)의 등록 건수가 최근 1만건을 돌파했다.

 닷디제이는 전직 교수·프로게이머·연예인 매니저·유명 댄스그룹 백댄서 등 독특한 이력을 가진 젊은이들이 모여 만든 ‘.dj’ 도메인 등록 주관 및 대행 전문기업.

 “최근 국제 도메인 시장에서 ‘.com’ ‘.biz’ ‘.info’ 등록이 주춤거리고 있는 가운데 ‘.tv’ ‘.cc’ ‘.dj’등 폭넓은 시장을 이루고 있는 엔터테인먼트 성향의 도메인 등록이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dj’에 대한 국내외 웹DJ·미디어 전문기업 등 음악 관련 종사자나 업계의 관심이 높아 성장잠재력이 있습니다.”

 닷디제이가 사업을 처음 구상하던 2000년 당시만 해도 국내 업체가 한 나라의 국가도메인을 사들인다는 것은 감히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당시 교수로 재직 중이던 나 사장은 우연한 기회에 국내 도메인 등록 건수가 인터넷 인구에 비해 턱없이 적고 중요 도메인 대부분을 미국계 업체에 빼앗겨 국가적인 손실이 크다는 얘기를 듣게 됐다. 그로부터 1년 후 나 사장은 각고의 노력 끝에 주한 지부티 명예대사와 여러 지인의 도움으로 도메인 운영 능력이 없는 지부티로부터 10년간 국가 도메인 소유 및 운영권을 사들이고 닷디제이를 설립했다. 물론 지부티 국가도메인에 눈독을 들여온 미국·일본·프랑스계 기업의 견제도 만만치 않았다.

 이런저런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닷디제이는 지난해 12월 도메인 사전등록을 위한 예약서비스를 시작으로 올해 2월부터는 실시간 등록서비스를 개시했다. 이 회사의 등록시스템은 도메인 키워드별 중요도에 따라 차등화된 가격 결정과 결제가 모두 자동으로 이뤄진다는 장점이 있다. ‘.dj’ 도메인 구매를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도메인명을 찾아 제시된 가격을 확인, 바로 사들일 수 있다. 여기에는 고가 도메인 거래에서 종종 일어나는 불필요한 오해나 비리의 소지를 사전에 막아보자는 생각이 녹아 있다.

 올해 닷디제이가 추진하는 중점사업은 무엇보다 국내외 시장 확대. 최근 미국 유망 미디어 전문 기업인 비지오소닉(Visiosonic)으로부터 50만달러 규모의 주식을 받고 전략적 제휴도 체결했다. 이번 제휴를 통해 비지오소닉의 광범위한 자원을 활용해 미국 엔터테인먼트 관련 도메인 시장에 본격적으로 나선다는 전략이다.

 닷디제이와의 경쟁에서 ‘.dj’를 놓친 미국 다우존스사와도 관련 업체 도메인 등록과 관련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와 동시에 영국·이탈리아·중국 등의 협력사를 통한 다른 해외 시장에서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을 구사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밖에도 국내 방송연예 관련 사이트 및 ISP들은 물론 웹DJ들을 위한 패키지서비스도 구상 중이다. 매달 수천명씩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웹DJ들에게 도메인 등록 및 웹호스팅·웹방송용 솔루션까지 함께 제공한다는 구상을 세워 놓고 있다.

 아직 자세한 사항은 ‘비밀’이라고 말하지만 다국어 도메인 시장에도 조만간 도전장을 내밀 예정이다.

 나 사장은 “‘.dj’ 도메인 등록자 중 80%가 해외 네티즌일 정도로 해외의 관심이 높아 차별화된 전문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엔터테인먼트산업에서 ‘.com’에 버금가는 시장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근태기자 runr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