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세계 초음파영상진단기 시장 구도가 5파전에서 4파전으로 재편됨에 따라 3차원 초음파영상진단기 수요를 둘러싼 업체간의 경쟁이 가일층 달아오를 전망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필립스메디컬시스템스가 초음파영상진단기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경쟁업체인 애질런트테크놀로지를 인수·합병하면서 이 시장은 메디슨·제너럴일렉트릭(GE)메디컬시스템스·알로카 등 4개 업체에 의한 경쟁 구도로 좁혀지게 됐다. 특히 3차원 초음파영상진단기에 대한 임상연구가 활발해지면서 임상진료 영역이 산부인과 위주에서 내과·진단방사선과·정형외과 등으로 확대되고 있어 이들의 경쟁은 일부 진료과에 한정되지 않고 전방위·전면전의 양상으로 번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메디슨은 지난 3월 선보인 3차원 초음파영상진단기 ‘솔리더스(Solidus)’의 성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 실시간으로 입체영상을 지원해주는 차기 제품을 이달말께 보급형 가격대로 선보인다. 이 제품은 산부인과는 물론 내과·방사선과·정형외과·비뇨기과 등 모든 진료과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회사측 관계자는 “이 신제품이 자회사인 3차원 초음파진단기 업체 오스트리아의 크레츠테크닉을 매각한 데 따른 ‘과거의 잃어버린 명성’을 회복시켜줌으로써 3차원 초음파진단기 시장확대에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네덜란드 필립스메디컬시스템스는 3차원 동영상 초음파영상진단기(모델명 HDI-4000)를 지난달 출시, 이 시장에 새롭게 뛰어들었다. 심장내과 분야에서 강세를 보여온 애질런트테크놀로지를 연초 인수·합병한 이 회사는 ‘HDI-4000’을 징검다리 삼아 기존 진단방사선과 위주에서 심장내과·산부인과 등으로 사업범위를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또 이 회사는 기존의 최고급 기종인 초음파영상진단기 ‘HDI-5000’에 3차원 영상지원 기능을 추가하는 등 시장확대에 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메디슨의 자회사인 크레츠테크닉을 인수·합병해 3차원 초음파영상진단기 시장에 첫 진출한 미국 GE메디컬시스템스는 올해 제품 공급 가격을 1000달러 정도 인하하는 등 수요확대에 부심하고 있다.
이 회사는 그동안 내과와 진단방사선과에 초점을 맞춰 마케팅을 벌여왔으나 앞으로는 3차원 초음파영상진단기의 대표 브랜드인 크레츠테크닉의 ‘볼루션’을 내세워 산부인과 공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일본 알로카는 기존 고급 기종인 3차원 초음파영상단기(모델명 SSD-5000)의 기능을 일부 축소한 보급형 신제품(모델명 SSD-4000)을 지난 3월께 선보이고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이처럼 유명 업체간 격돌이 점점 치열해지는 것은 태아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볼 수 있는데다 2차원적인 제품에선 수행하기 어려웠던 가종 인체내 장기 진단작업을 3차원 초음파영상진단기에서는 쉽게 수행할 수 있는 등 그 우수성을 인정받음에 따라 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메디슨의 한 관계자는 “3차원 초음파영상진단기 시장 규모는 업체간의 치열한 시장 다툼으로 3년내 미국에서만 적어도 7억∼9억달러를 형성할 것으로 예측되는 등 향후 초음파진단기 시장은 2차원 영상에서 3차원 영상으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