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중간점검

 사진은 Y방 15일자 IT월드컵, 경제월드컵, 문화월드컵

 

 ‘2002 한일 월드컵’은 단순한 축구대회에서 벗어나 ‘IT월드컵’이자 ‘문화월드컵’ ‘경제월드컵’ 등 다양한 각도에서 추진된 월드컵이라는 점에서 전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번 월드컵 역시 FIFA 주도로 이루어진 축구행사이기도 하지만 이를 준비하고 운영해온 조직위원회 및 정부부처들은 이를 대한민국의 국가 브랜드와 가치를 높일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 다양한 준비를 해왔다. 또 이렇게 마련된 월드컵은 예선전을 치르는 동안 각각의 분야에서 나름대로 높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각조의 예선전이 모두 끝나 16강 진출팀이 확정된 시점에서 우리가 추진해온 ‘IT월드컵’과 ‘문화월드컵’ ‘경제월드컵’의 진행상황과 결과를 중간 점검해 본다.

 

 

 이번 월드컵은 대회운영과 관리·홍보 등에 모두 최첨단 정보기술을 접목시킨 ‘IT월드컵’으로 진행되고 있다. 예선전 기간 동안 국내업체가 개발해 선보인 방송기술과 고화질 HDTV를 비롯해 입체감을 느낄 수 있는 3D TV 등은 60억 세계인에게 국내 IT기술의 발전상을 알리는 데 결정적인 공헌을 하면서 국내 IT업체들에 톡톡한 특수효과를 기대케 하고 있다.

 특히 개막식 행사때 개최된 다양한 IT 퍼포먼스는 전파를 타고 전세계에 방영됨으로써 우리의 앞선 IT기술을 뽐냈다. 또 경기장 주변에 설치된 ‘IT플라자’는 경기가 있을 때마다 수만명이 몰려들어 IT 신기술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장으로 십분 활용된 것으로 평가된다.

 사상 처음으로 ‘IT월드컵’을 표방한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세계에 IT코리아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성과는 ‘IT기술’로 무장한 무형의 자산인 우리의 국가브랜드 ‘KOREA, Made in KOREA’의 브랜드가치와 인지도가 날로 높아지게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실제로 최근 경제연구소들은 우리가 16강에 진출하면 국가브랜드가 크게 높아져 장기적으로 우리가 기대하는 이상의 효과를 선물할 것이라는 전망을 앞다퉈 내놓은 바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경우는 우리가 16강에 진출했을 경우 소비진작 등 직접적인 경제효과가 3조원에 달하고 기업이미지 및 국가브랜드 제고에 따른 경제효과도 15조원에 이르는 등 총 18조원의 경제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또 월드컵에서 1승을 거둘 때마다 한국기업의 브랜드 인지도가 1%씩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는 금전적으로 환산할 경우 평균 1억달러 내외의 가치를 지닌 수치다.

 하지만 한국선수들이 보여준 파이팅은 이미 이를 능가하는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평가된다. 또 정부와 재계도 이같은 기대효과를 실현시키기 위해 ‘포스트 월드컵’도 준비하고 있다.

 

  <경제월드컵>

 월드컵을 계기로 달라진 한국경제의 위상을 전세계에 알려 국가이미지 제고는 물론 외국인 투자유치를 확대하고 수출의 조기회복을 가속화하기 위해 범정부 차원에서 추진해온 ‘경제월드컵’도 큰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각 부처를 대표해 경제월드컵을 추진해온 산업자원부가 지난 11일 국무회의에서 보고한 ‘경제월드컵 추진현황’에 따르면 한일월드컵 개막식에 앞서 ‘서울투자포럼’과 ‘월드비즈니스리더 라운드테이블’ ‘세계일류상품 순회전시회’ 등이 모두 성공적으로 진행됐다.

 지난달 29일과 30일 각각 서울에서 열린 서울투자포럼에는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먼델 컬럼비아대 교수를 비롯해 주한 외국인투자기업 600여명이 참석했으며 산업자원부가 월드컵을 활용한 투자유치 활동의 일환으로 다국적기업 CEO를 초청해 개최한 월드비즈니스리더 라운드테이블에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사장, 아얄라 마이크로소프트 부회장 등 세계적 CEO 52명이 참석했다.

 이번 행사에 참석한 다국적기업 CEO들과 외국투자자들은 동북아 비즈니스 허브로서의 발전가능성 및 투자여건 개선에 큰 관심을 나타냈으며, 특히 월드컵 경기만 중점적으로 준비한 일본과 달리 한국이 월드컵을 경제홍보, 외국인직접투자 및 수출증진의 계기로 활용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산자부는 투자유치 활동과 병행한 수출마케팅 활동의 일환으로 상하이·런던·파리 등 해외에서는 세계일류상품 순회전시회를, 국내에서는 한국우수상품대전과 수출상담회를 각각 개최,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 등 우리 상품의 우수성을 전세계에 널리 알렸다.

 특히 이 기간 동안 개최된 총 11개 전시회에는 3231개 업체가 참가하고 1만5000여명의 해외 유력바이어를 포함, 총 24만여명이 참관한 가운데 24억달러의 수출상담과 2억2000만달러의 수출계약을 성사시켰으며 여러 건의 기술교류 및 투자사업 제휴도 체결했다.

 

 <문화월드컵>

 월드컵의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동시에 우리 문화예술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문화월드컵’ 차원에서 마련한 다양한 월드컵 문화축제도 벌써 1000만명 이상의 국민이 관람하는 등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문화관광부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14일까지 주요 문화예술기관이 월드컵 문화행사로 실시했거나 실시하고 있는 공연과 전시회 등 총 109개 행사에 다녀간 관람객이 1179만6500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25% 정도에 달하는 수치로 ‘문화월드컵’에 대한 관심과 참여도가 월드컵 경기만큼이나 높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관람객 가운데는 외국인도 60만9000여명이나 포함돼 있는 등 외국인들도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어 우리의 전통문화와 역동적인 현대문화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마련한 이번 ‘문화월드컵’은 일단 성공적으로 치러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이와 관련, 문화부 관계자는 “지난 12일 열린 ‘한국전통복식축제’의 경우 외신기자들이 열띤 취재경쟁을 벌였으며 CNN은 이를 특집으로 방영할 정도였다”며 “외국인이 우리의 전통문화에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다.

 문화행사 가운데는 월드컵과 가장 밀접한 관계에 있는 ‘월드컵플라자’에 12만6000명의 외국인을 포함해 총 403만명이 몰려 가장 많은 관람객을 기록했다. 또 중앙박물관의 ‘조선시대 풍속화전’과 민속박물관의 ‘코리아스케치특별전’ ‘전주풍남제’, 서울에서 열린 ‘세계불꽃축제’ 등이 적게는 10만명에서 많게는 150만명에 가까운 관람객을 동원했다.

 이들 행사 가운데 48개는 이미 완료됐지만 아직 51개 행사가 진행중이어서 ‘문화월드컵’에 참여하는 관람객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월드컵 개막과 함께 문을 연 ‘월드컵 플라자’에도 경기가 있을 때마다 수만명이 몰려들어 대형 전광판을 통해 경기를 보며 응원하거나 놀이마당을 비롯한 다양한 행사에 참여하고 있어 이번 월드컵은 세계인의 축구잔치인 월드컵을 ‘문화월드컵’으로 정착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