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관리공단이 내년에 2000억원을 벤처분야에 신규투자키로 하는 등 벤처기업에 대한 직간접적인 투자 재원을 확대한다.
공단은 최근 열린 제3차 기금운용위원회에서 벤처 2000억원, 사모증권(Private Equity) 2000억원, SOC 분야 3000억원 등 총 7000억원의 대체투자재원 배정을 의결했다.
2000억원의 벤처 투자재원은 올해의 1000억원보다 2배 늘어난 금액이다. 이 재원은 올해와 같이 벤처캐피털들이 결성하는 투자조합에 출자하는 형식으로 투자된다.
해외주식·채권에 투자키로 한 사모증권 투자재원은 해외 조세자유지역(Tex-free Zone)에 뮤추얼펀드를 설립, 이를 매입하고 이를 통해 만들어진 재원으로 국내 기업구조조정(CRC) 분야에 투자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투자방식은 벤처투자와 마찬가지로 국내 CRC들이 운영하는 구조조정펀드에 출자하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으나 CRC 등 아직 국내 사모증권 관련 법규가 미비한 관계로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국민연금관리공단은 또 해외 연기금이 주식투자액의 약 5%를 벤처투자에 할당하고 있는 점을 고려, 앞으로 2012년까지 주식투자의 약 3.8%까지로 확대해 벤처투자 재원을 늘릴 예정이다.
공단은 2012년까지 전체 운영자산의 약 20∼30%를 주식에 투자한다는 계획이어서 이렇게 될 경우 총연금운영액의 약 1%가 벤처투자에 배정되는 셈이다. 1%는 내년도 연금운영액 40조원을 기준으로 해도 총 4000억원에 달한다.
벤처캐피털업계에서는 공단의 벤처 투자재원이 크게 늘어난 데다 사모증권의 CRC 분야 유입, 해외연기금의 벤처 투자 확대 등으로 국민연금관리공단이 앞으로 벤처기업의 중요한 자금지원처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벤처캐피털업계 한 관계자는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의 벤처 투자 확대는 장기적·안정적인 투자재원 유입이라는 점에서 벤처산업의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환영의 입장을 표명했다.
한편 국민연금관리공단의 대체투자재원 배정에 대한 구체적인 세부운영계획은 오는 9월 초 다시 열리는 기금운용위원회를 거쳐 연말께 확정된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