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에 여섯번째 출전한 한국 축구 대표팀이 드디어 월드컵 16강에 올랐다.
온나라가 흔들리는 흥분과 축제다. 승리를 만끽하는 함성소리가 아직도 귀에 쟁쟁하다. 그동안 월드컵을 준비해 온 국가대표팀과 열성을 다해 응원한 축구 팬, 아니 온국민이 모두가 축하를 주고받을 기쁜 일이다. 16강 진출을 바라는 온국민의 막연한 기대가 구체적인 희망으로 발전하고 마침내 현실이 됐다.
경기의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릴 때 5월 말부터 16강이 결정된 오늘까지 그동안 선수들이 흘린 땀방울과 붉은 악마들, 그리고 응원을 아끼지 않은 국민들의 조마조마한 가슴을 상쾌하게 쓸어내리는 한줄기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 듯했다. 아울러 그동안의 모든 어려움을 딛고 우리가 해냈구나 하는 생각이 스치면서 눈시울마져 뜨거워졌다. 특히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필립스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네덜란드 출신의 히딩크 감독이 이끈 한국팀의 16강 진출은 더 큰 기쁨으로 와닿는다. 이제 16강을 넘어서 8강의 의지도 불태운다면 너무 욕심이 큰 것일까.
월드컵의 중반을 넘어서면서 이뤄낸 이같은 쾌거는 단순히 한국 축구의 저력을 전세계에 알리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한국은 물론 전세계 매스컴들이 일제히 우승후보로까지 거론되는 강팀 포르투갈을 제치고 16강에 올라섰다는 보도를 한다는 것은 축구경기 이상의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우리는 한국을 한층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원동력을 만들어냈다.
동양의 작은 나라 코리아라는 브랜드를, 선진국은 물론 전세계 곳곳에 자리하는 작은 나라에까지 각인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특히 그동안 한국을 대표해 온 정보기술(IT)이라는 이름을 다시 한번 세계인의 가슴에 새겨넣을 수 있는 순간을 우리는 맞이한 것이다.
이번 월드컵은 처음부터 IT월드컵을 지향해 왔다. 월드컵을 통해 세계에 IT코리아를 알리겠다는 우리의 준비가 한국 축구와 맞물리면서 거대한 시너지 효과를 일궈냈다.
앞으로 한국을 승리로 이끈 선수들은 더 큰 세계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을 것이고 IT코리아·월드컵코리아의 이미지는 ‘메이드 인 코리아’가 붙은 우리 기술과 상품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다.
이미 경제연구소들은 한국의 16강 진출이 국가 브랜드 제고로 이어져 장기적으로 우리가 기대하는 이상의 선물을 선사할 것이라는 전망을 앞다퉈 내놓은 바 있다. 또 정부와 재계는 이같은 우리의 노력들로 제고된 국가 이미지와 이에 따른 효과가 단순한 기대에 머물지 않도록 하기 위해 ‘포스트 월드컵’을 준비하는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16강 진출이라는 활기를 불어넣으면서 축구와 함께 IT코리아의 미래도 매우 밝을 것임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경기는 이미 끝났지만 지금도 경기장의 열기가 채 가시지 않은 것 같다. 가능한 긴 시간 동안 이 뿌듯한 감동은 그대로 가져가고 싶다. 그리고 남은 것은 우리의 미래다.
우리 대표팀의 선전으로 보았듯이 미래의 비전과 목표를 이루기 위한 힘든 과정도 우리는 감당할 수 있다. 어제 응원에서 보여준 ‘팀워크’로 다시금 힘찬 출발의 첫걸음을 내딛자.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