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국민의 하나된 힘이 마침내 하늘을 움직였다.
불과 몇개월 전에 불가능을 이야기하고 좌절했던 한국 축구. 그러나 서울에서 제주도까지 이어진 붉은 물결은, 한반도 하늘에 울려 퍼진 ‘대∼한민국’은 우리 축구의 48년 숙원을 이끌어냈다.
이제 우리 축구도 세계 열강들과 나란히 더 넓은 무대에서 기량을 닦고 발휘할 수 있게 됐다. 16강 진출을 위해 수년을 준비해 온 대표팀과 조직위, 정부, 우리 국민의 응집된 노력은 ‘하면 된다’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바꾸어 놓았다.
16강 진출을 통해 월드컵 주변국에서 중심국으로 올라온 우리 한국의 이후 경제적·사회적 파급효과는 가히 기하급수적이다.
국내외 주요 경제연구소들은 한국이 16강 진출을 통해 국가 브랜드와 기업 이미지 제고로 수십조원의 경제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고, 해외 언론들은 한국이 아시아의 경제중심국으로 기반을 확고히 할 것이라는 전망을 잇따라 내놓았다.
IT코리아의 위상도 껑충 뛰었다. 월드컵 16강 진출을 위해 전사적 차원에서 역량을 결집해 온 IT업체들은 세계속의 IT기업으로 인지도를 확산시키고 전국민의 든든한 지지자로서의 역할을 해냈다.
붉은 악마, 시민 등과 함께 거리 응원전을 주도한 KTF·SK텔레콤 등 이동통신업체들은 마케팅 차원을 넘어 온국민과 함께하는 IT기업의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 HDTV·프로젝션TV·전광판으로 온국민의 눈과 귀를 월드컵 경기장에 모은 삼성전자·LG전자·삼익전자 등 전자업체들은 그동안 남몰래 흘려 온 기술혁신의 노력을 월드컵을 통해 인정받았다.
우리 정보기술력의 세계화도 이뤘다.
IMT2000 등 개막식에서 보여준 IT퍼포먼스는 전세계를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고 전국 10여개의 월드컵 경기장에 갖춰진 무선랜·SDSL·HDTV 등 첨단 IT인프라와 1만5000여개 PC게임방의 앞선 시설에 6500여명의 내외신 기자는 ‘IT코리아 원더풀!’의 탄성을 질렀다.
IT기업들은 이번 16강 진출을 바탕으로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했다. 계량화할 수 없는 인지도 증대는 물론, 수출증대, 투자유치 등 ‘포스트 월드컵’ 효과도 노릴 수 있게 됐다.
8강 마케팅도 물꼬를 텄다. IT기업들은 그동안 준비해 온 다양한 8강 마케팅에 돌입, 현재의 상승 분위기를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삼보컴퓨터·삼성전자·대우전자 등은 각종 8강 경품을 내걸고 승리의 분위기를 배가시키고 있으며 LG홈쇼핑·이마트·신세계 등도 8강 진출시 현금 적립금을 내걸었다. 현대백화점·롯데백화점 등은 8강용 특별기획상품도 마련, 고객들에게 즐거움과 실익을 동시에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 홍보팀 오세천 차장은 “월드컵은 IT기업들에 단순한 마케팅 수단뿐만 아니라 IT기업의 기술력 검증과 인지도 제고, 매출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16강 진출은 이같은 이점을 세계로 넓히는 데 탄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