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분야별 중간점검

 ‘2002 한일 월드컵’은 단순한 세계인의 축구대회에서 에서 벗어나 ‘IT월드컵’이자 ‘문화월드컵’ ‘경제월드컵’ 등 다양한 각도에서 추진한 첫 월드컵대회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번 월드컵 역시 FIFA 주도로 이루어진 축구행사이기도 하지만 이를 준비하고 운영해온 조직위원회 및 정부부처들은 이를 대한민국의 국가 브랜드와 가치를 높이기 위한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 다양한 준비를 해왔다. 또 이렇게 마련된 월드컵은 예선전을 치르는 동안 각각의 분야에서 나름대로 높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각조의 예선전이 모두 끝나 16강 진출팀이 확정된 시점에서 우리가 추진해온 ‘IT월드컵’과 ‘문화월드컵’ ‘경제월드컵’의 진행상황과 결과 등을 중간 점검한다.

 ◇IT월드컵=이번 월드컵은 대회운영과 관리·홍보 등에 모두 최첨단 정보기술(IT)을 접목시킴으로써 ‘IT월드컵’의 위상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개막식 행사에서는 IMT2000 시연을 비롯한 다양한 IT 퍼포먼스를 펼쳐 60억 세계인이 우리의 앞선 기술력을 실감할 수 있도록 했으며 예선전 기간동안에도 디지털 방송기술과 HDTV 및 3D TV 등을 우리기술로 개발한 다양한 IT를 선보이며 ‘IT코리아’의 위상을 드높였다.

 특히 경기장 주변에 설치된 ‘IT플라자’는 경기가 있을 때마다 발디딜 틈없이 몰려든 국내외 관람객들이 IT 신기술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장으로 십분 활용되고 있다.

 이밖에 세계 각지에서 몰려든 취재진에게는 대칭형디지털가입자회선(SDSL)인 엔토피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64개 경기 가운데 48개 경기는 한국과 일본에서 각각 보다 생생한 화질을 제공하는 HD급으로 제작해 방송하고 있다.

 ◇경제월드컵=월드컵을 계기로 달라진 한국경제의 위상을 전세계에 알려 국가이미지 제고는 물론 외국인 투자유치를 확대하고 수출의 조기회복을 가속화하기 위해 범정부 차원에서 추진해온 ‘경제월드컵’도 큰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각 부처를 대표해 경제월드컵을 추진해온 산업자원부가 지난 11일 국무회의에서 보고한 ‘경제월드컵 추진 현황’에 따르면 한일월드컵 개막식에 앞서 열린 ‘서울투자포럼’과 ‘월드비즈니스리더 라운드테이블’ ‘세계일류상품 순회 전시회’ 등 총 11개 전시회에 3231개 업체와 1만5000여명의 해외 유력바이어를 포함해 총 24만여명이 참관한 가운데 24억달러의 수출상담과 2억2000만달러의 수출계약을 성사시켰으며 여러 건의 기술교류 및 투자사업 제휴도 체결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 지난달 29일과 30일 각각 서울에서 열린 서울투자포럼에는 주한 외국인투자기업 600여명이 참석했으며 산업자원부가 개최한 월드비즈니스리더 라운드테이블에도 손정의 소프트뱅크 사장과 아얄라 마이크로소프트 부회장 등 52명의 세계적인 CEO가 참석, 한국의 동북아비즈니스 허브로서의 발전 가능성과 투자여건 개선에 큰 관심을 보였다.

 ◇문화월드컵=월드컵의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동시에 우리 문화예술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문화월드컵’ 차원에서 마련한 다양한 월드컵 문화축제도 벌써 1000만명 이상의 국민이 관람하는 등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문화관광부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14일까지 주요 문화예술기관이 월드컵 문화행사로 실시했거나 실시하고 있는 공연과 전시회 등 총 109개 행사에 다녀간 관람객이 1179만6500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25% 정도에 달하는 수치로 ‘문화월드컵’에 대한 관심과 참여도가 월드컵 경기만큼이나 높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관람객 가운데는 외국인도 60만9000여명이나 포함돼 있는 등 외국인들도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어 우리의 전통문화와 역동적인 현대문화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마련한 이번 ‘문화월드컵’은 일단 성공적으로 치러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더구나 이들 행사 가운데 아직 51개 행사가 진행중이어서 ‘문화월드컵’에 참여하는 관람객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이번 월드컵은 세계인의 축구잔치인 월드컵을 ‘문화월드컵’으로 정착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