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8강` 이다

`48년 숙원` 한방에 풀었다

“우리가 해냈다!”

 이젠 8강이다.

 명장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14일 인천 문학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 포르투갈 전에서 박지성의 천금같은 결승골로 1대0의 기적같은 승리를 거두고 온국민의 염원인 16강 진출의 꿈을 마침내 현실화했다.

 한국의 16강 진출은 23명의 붉은 전사로 구성된 ‘히딩크 사단’은 물론 전국 방방곡곡에서 “대∼한민국”을 외치며 승리를 기원한 수백만명의 길거리 응원단과 4700만 국민들이 함께 일궈낸 역사적인 대사건이자 각본 없는 한편의 드라마였다.

 한국 대표팀이 90분 동안의 혈전을 마치고 16강 진출이라는 역사적인 기념비를 세우는 순간 경기장을 가득 메운 5만여 관중들과 한반도 전역을 붉게 물들인 응원단은 물론 지구촌 곳곳에서 이를 지켜 본 한민족 모두 일제히 “대한민국 만세!”를 외치며 감동과 환희의 축제 한마당을 연출했다.

 특히 “6월이면 전세계가 감짝 놀랄 일이 벌어질 것”이라던 히딩크 감독과 “더 이상 4년을 기다릴 순 없다”며 결전을 다짐한 23명의 붉은 전사들은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리자 서로 서로를 얼싸안고 감격과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하나의 목표를 향해 1년5개월여 동안 내달려 온 히딩크 사단이 그동안 쏟아낸 땀들이 마침내 ‘인천대첩’의 승리로 사상 첫 16강 진출이라는 소중한 결정체로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IT강국답게 서울시청을 비롯해 대학로, 강남 코엑스몰, 상암 월드컵 평화의 공원 등 대형 디지털 전광판이 설치된 전국 226곳에서 ‘붉은 바다’를 이루며 길거리 응원을 펼친 200만명의 응원인파들도 한목소리로 “장하다, 태극전사들이여!”를 외치며 한국의 16강 진출을 자축했다.

 한국의 16강 진출이 확정되는 순간 사이버 공간도 감동의 물결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폴란드와의 첫경기 이후 우승을 기원하는 사이버 서명운동 등 열띤 사이버 응원을 펼친 수백만 네티즌들은 한국 대표팀이 강적 포르투갈을 넘어 16강에 진출하자 오프라인 못지않은 열광의 도가니를 연출했다.

 위성 생중계를 통해 경기를 지켜본 전세계 30억 축구팬들은 한국 축구 대표팀이 월드컵 본선 진출 48년만에 대 폴란드 전에서 사상 첫승을 따낸 데 이어 조별 리그 최종전에서 강력한 우승후보 포르투갈을 격침시키고 16강 진출을 확정짓자 ‘최대 이변’이라며 또 한번 경악(?)을 금치 못했다.

 특히 사상 첫 IT월드컵을 모토로 내세운 2002 한일 월드컵은 프랑스·아르헨티나 등 우승후보들의 잇단 탈락으로 식어가던 월드컵 열기가 세계 IT산업의 양대 산맥이자 월드컵 공동 개최국인 한국과 일본이 나란히 16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달성함으로써 다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무엇보다도 한국의 월드컵 16강 진출은 개막식 행사를 통해 전세계를 놀라게 한 IT강국-코리아의 위상을 한층 높여 IT제품을 중심으로 한 수출증대와 투자유치 확대 등 막대한 경제적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사상 첫 16강 진출의 꿈을 이룬 우리 대표팀은 오는 20일 이제 ‘8강 신화’에 도전한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