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이젠 8강이다>16강 마케팅 보험업체와 협력 여부로 희비 교차

 PC업체인 S사는 지난해 여름 월드컵을 겨냥해 16강 마케팅 계획을 수립키로 하고 보험사와 협상에 들어갔다. 그러나 당시 보험사들이 제시한 국내 대표팀 16강 진출 가능성은 30%를 상회, 예상외로 보험료가 고가로 나타나 16강 마케팅을 포기해야만 했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보험료가 비싸더라도 해볼 걸 하는 생각을 떨쳐내기 어렵다”고 후회했다.

 지난해 여름 한국팀 8강 진출 시 15인치 LCD모니터를 경품으로 제공하는 ‘코리아 8강 진출 대축제’ 행사를 진행한 삼보컴퓨터는 이와는 정반대의 상황. 보험에 가입할 당시 한국의 8강행은 확률이 낮아 상당히 적은 금액으로 보험에 가입했으나 8강행이 현실로 다가옴에 따라 대박을 터뜨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삼보컴퓨터는 1억원 미만의 보험금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8강행이 결정되면 대략 12억원에서 15억원 상당의 보험금을 고객에게 돌려주게 된다.

 또 월드컵 16강 마케팅, 첫승 마케팅 등을 펼친 기업 중 보험에 가입한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간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기아자동차·SK텔레콤·삼성전자·KTF 등은 보험에 가입했기 때문에 월드컵 16강 진출과 폴란드전 승리 등으로 총 88억원 상당의 현금과 경품을 고객에게 제공했다.

 하지만 일부 기업은 당시 보험료가 너무 비싸고 시일이 촉박하다는 이유로 보험에 가입하지 않아 한국팀이 16강에 들어가면 주기로 한 모든 경품과 현금을 회사가 부담하게 됐다. 올해는 한국팀이 16강에 들어갈 확률이 50%를 넘어섰기 때문에 보험금의 절반 정도를 보험료로 내야 했고 이에 부담을 느낀 일부 기업은 보험에 가입하지 않고 16강 이벤트를 벌였던 것이다. 국민은행·LG전자에서 진행한 한골당 1만원을 지급하는 싸이언 골 축제 등은 보험에 가입하지 않고 행사를 진행, 국민은행은 20억원, LG전자는 12억원을 자기 돈으로 지급해야 할 처지다.

 LG전자의 한 관계자는 “비록 보험에 가입한 것보다는 돈이 더 들어가게 됐지만 지불한 것 이상의 마케팅 효과를 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