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이젠 8강이다>이 기세로 `피파컵`을 품안에…

 ‘모두가 하나 된 순간이었다.’

 ‘모두가 하나 돼 일궈낸 쾌거였다.’

 16강 진출이 확정된 14일 밤. 우리 4700만은 모두 하나 된 힘이 얼마나 큰지를 확인했다.

 우리가 16강 진출에 더욱 열광하는 이유는 16강의 의미가 한국 축구가 세계 16위권에 든다는 단순한 산술적 의미를 넘어 ‘불가능은 없다. 모두가 하나 되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역사적 사건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정말 열심히 이날을 준비했다. 한국 축구의 선장 히딩크와 우리 선수들은 약 500일간 뼈를 깎는 아픔을 감내했고 우리 기업·국민·정부는 개최지로 결정된 지난 96년부터 7년간 결집된 힘을 보였다.

 불과 몇개월 전에 불가능을 이야기하고 좌절하던 한국 축구. 48년의 숙원 16강 진출에는 서울에서 제주도까지 이어진 붉은 물결, 한반도 하늘에 울려퍼진 ‘대∼한민국’, 그리고 음으로 양으로 힘이 된 우리 기업들의 ‘필승 코리아 후원’ ‘필승 코리아 마케팅’이 함께 했다.

 필승 코리아 마케팅에는 FIFA가 공식인정한 업체, 그렇지 않은 업체가 따로 없었다. ‘업그레이드 코리아’ ‘세계 초일류 코리아’ 구축을 위한 하나 된 염원만이 존재했다.

 더욱이 월드컵 역사상 최초로 ‘IT월드컵’을 지향한 이번 월드컵은 주최국 한국의 IT 위상을 세계에 알렸고 IT인들은 16강이 확정되는 순간 누구보다 기뻐하며 눈물을 흘렸다. 월드컵 16강 진출을 위해 전사적 차원에서 역량을 결집해온 IT업체들은 그 대가로 세계 속의 IT기업으로서의 인지도를 확산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고 대한민국을, 대한민국 경제를 이끌어나갈 든든한 버팀목으로 우뚝 서게 됐다.

 붉은 악마, 시민 등과 함께 거리응원전을 주도한 KTF·SK텔레콤 등 이동통신업체는 마케팅 차원을 넘어 온국민과 함께하는 IT기업의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 HDTV·프로젝션TV·전광판으로 온국민의 눈과 귀를 월드컵 경기장에 모은 삼성전자·LG전자·삼익전자 등 전자업체는 그동안 남몰래 흘려 온 기술혁신의 노력을 월드컵을 통해 인정받았다.

 월드컵 16강 진출은 우리 국민을 하나로 묶어 국가 도약을 이룰 수 있는 새로운 에너지가 되고 있다. 월드컵에 쏟은 우리의 정성은 우리 국민 모두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선물했다. 수십조, 수백조, 계량화할 수 없는 16강 진출의 경제적 효과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오고 있으나 국가 이미지 상승으로 인한 이득은 앞으로 우리의 결집된 힘의 정도에 비례해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될 것이 분명하다.

 세계 13위의 경제대국이면서도 국가 프리미엄을 제대로 갖지 못하던 한국. 이번 월드컵은 이 같은 우리의 한을 풀어줄 절호의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한반도 하늘에 충만한 우리의 자신감은 업그레이드 코리아의 원동력을 창출했다. 동양의 작은 나라 코리아는, 그리고 코리아 브랜드는 전세계 구석구석으로 펴졌고 세계 60억 인구의 가슴속에 새겨졌다. 월드컵을 통해 IT코리아를 알리겠다는 우리의 준비도 ‘축구의 마력’에 힘입어 결실을 맺는 순간이기도 했다. 세계는 IT선진국 한국을 진원지로 ‘동방으로부터(From the East)’ 불어오는 태풍에 열광하고 있다.

 이제 세계인들의 코리아 이미지에는 반세기 전 희미한 전쟁의 그림자도, 불과 수년 전의 IMF 환란도 없다. 오로지 21세기 최초·최대 규모의 세계 축제를 가장 성공적으로 이끈 나라, 코리아만이 있을 뿐이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