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코엑스 국제미디어센터(IMC) 내에 위치한 IT커맨드센터(ITCC:IT Command Center)는 하나의 작은 인종전시장이다.
월드컵 경기와 관련된 각종 시스템과 전체 네트워크를 관리하고 지휘통제하는 이 곳에는 월드컵 공식 스폰서인 어바이어와 한국의 KT, 쌍용정보통신 그리고 유럽 SI업체인 유로텍(EUROTECH)과 세마, 경기결과를 집계하는 델타드래 등 다국적 업체에서 온 IT전문가 70여명이 하루 2교대로 번갈아가며 북적댄다.
“경기가 열릴 때마다 ITCC 내에서도 경기장 관중석 못지 않은 응원전이 펼쳐지곤 합니다. 오늘은 한국-포르투갈 전을 위해 한국인 직원뿐 아니라 외국인 팀원들도 다함께 붉은 악마 티셔츠를 입고 한마음으로 한국을 응원했습니다.”
ITCC에서 근무하는 김영기 쌍용정보통신 월드컵지원팀장(41)은 아직도 흥분이 가라앉지 않은 들뜬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밤늦게나 이른 새벽이 돼야 집에 돌아갑니다. 항상 긴장감을 늦출 수 없고 식사도 교대로 해야 하지만 국제적인 행사 운영이 제 손을 거쳐 무사히 돌아간다는 것은 일생을 통해 다시 없을 소중한 경험입니다.”
김 팀장은 오전 7시에서 오후 5시까지 또는 오후 4시부터 이튿날 새벽 2시까지 밤과 낮을 번갈아가며 근무를 한다. 네트워크 모니터링, 등록, 물자 물류, 수송, 의전 등 각종 애플리케이션 관리, 취재진에게 경기결과 조회와 진행 상황을 제공하는 MIC 인포 시스템을 총지휘하고 델타트레(DELTATRE)가 경기 결과를 집계한 파일을 넘겨주면 출력배포시스템(PDS)를 통해 전국 각 10개 경기장과 일본에 전송하는 것이 센터에서 하는 주요 업무다.
“통계결과에서 사람이름이 틀리거나 어시스턴스 개수가 틀리면 일일이 수정 작업에 들어갑니다. 하프타임이나 경기가 끝난 후 결과가 나온 다음에는 에러가 발생하지 않도록 초긴장 상태에서 작업에 몰입하게 되죠.”
경기 중에는 센터 안에 구축한 플라즈마 스크린을 통해 경기를 보면서 작업을 진행한다. 그나마 경기를 볼 수 있는 이 시간이 센터 사람들에게는 피로를 다소 지워주는 달콤한 회복제다. 매 경기가 열릴 때마다 센터 사람들은 경기 결과를 저마다 예측하고 내기를 건다.
한-미전이 열렸을 때를 제외하곤 이제까지 모든 내기에서 이겼다는 김 팀장은 “비록 내기에서는 졌지만 무승부로 끝난 것이 팀워크를 위해서는 너무나 다행이었다”며 웃었다.
김 팀장은 “16강 진입에 성공하고 나니 모두 8강을 얘기하더군요. 월드컵을 계기로 국민의 힘이 모아지는 건 바람직하지만 한국팀의 승패와 관계없이 앞으로 20여일 남은 월드컵을 끝까지 성공리에 치러야 국익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제언했다.
<조윤아기자 forang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