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월드컵은 세계 1, 2위인 프랑스, 아르헨티나가 16강에 진출하지 못하는 이변이 속출할 정도로 최대 이변을 낳은 월드컵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자국팀의 16강 진출 무산을 지켜봐야 했던 국민들은 누구보다도 씁쓸했지만 남몰래 아픔을 새기는 기업들도 적지 않았다.
삼성전자, LG전자, 필립스 등은 이번 월드컵 공식 후원과는 별도로 특정팀의 스폰서를 맡아 스폰서팀을 열렬히 응원했다. 축구 국가대표팀 공식 후원사의 경우 스폰서팀의 자국내 경기에서는 인터뷰 주최, A보드 광고, 트레이닝복 협찬 등을 통해 홍보효과를 얻게 된다. 그러나 월드컵에서는 FIFA가 모든 행사를 진행해 크게 덕볼 일은 없지만 월드컵 이전에 치러지는 평가전 등에서는 우선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진 데다가 좋은 성적을 거둘 경우 향후 적지 않은 홍보효과가 기대된다는 점에서 스폰서 기업들은 열렬히 스폰서팀을 응원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본사가 후원하는 팀은 없지만 지사 차원에서 축구 국가대표팀을 후원하고 있다. 삼성전자 파나마법인(SELA)은 코스타리카팀을 그리고 멕시코법인(SEM)은 멕시코 국가대표팀의 IT부문 공식 후원업체다. 코스타리카팀은 16강 탈락, 멕시코팀의 경우 16강에 진출해 결과만 따져볼 때 50%의 승률을 기록한 셈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월드컵에서 직접적인 홍보효과는 그다지 크지 않았다고 평가하지만 멕시코팀의 성적에 따라서는 향후 중남미 지역에 적지 않은 홍보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월드컵에서 공식 후원사가 아니면서 가장 톡톡한 홍보효과를 본 것으로 평가되는 기업은 LG전자다. LG전자는 프랑스, 한국, 러시아 등 3개 국가의 축구대표팀을 공식후원하고 있다. 1차전 성적을 보면 프랑스, 러시아팀이 탈락했기 때문에 별로 재미를 보지 못했을 것 같지만 LG전자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한다. 월드컵이 열리기 바로 직전 LG전자 주최의 한국 대 프랑스 평가전을 통해 전세계 축구팬에게 축구장에 설치된 LG전자 광고를 노출했으며 프랑스 국가대표팀을 구리에 위치한 LG챔피언스파크로 유치하기도 했다. 또 자사의 로고를 뒷배경으로 프랑스 국가대표팀 입촌식 인터뷰를 주최, 세계 10여개국 방송사를 통해 자사의 로고가 송출됐다. LG전자의 한 관계자는 “비록 프랑스팀이 탈락하기는 했지만 최소 50∼100배에 가까운 홍보효과를 거뒀다고 분석된다”라며 “또 한국팀이 선전하고 있어 향후 홍보효과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필립스는 미국, 네덜란드, 중국팀을 후원하고 있다. 그러나 네덜란드팀이 월드컵 본선에도 진출하지 못한 데다가 중국팀의 부진 때문에 기대한 것 만큼의 홍보효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다. 이밖에 프랑스 대표팀을 후원하고 있는 까르푸도 이번 월드컵에서는 프랑스 16강 탈락의 아픔을 같이 해야 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