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정보기술(IT) 불황이 오히려 창업하기에 좋은 환경을 제공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굿테크놀로지(Good Technology)를 이끌고 있는 데니 쉬레이더(43) 사장(CEO)이 화제의 주인공이다.
쉬레이더 사장은 “불황에는 투자자들이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해 안달하고 있으며,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는 것도 쉽다”고 주장한다. 그는 최근 언제 어디서나 전자우편 등을 확인할 수 있는 무선 메시징 소프트웨어 ‘굿링크(GoodLink)’를 내놓으면서 실리콘밸리 벤처업계에서 스타덤에 올랐다.
굿링크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아웃룩을 이용해 24시간 인터넷을 검색하고 전자우편을 주고받을 수 있는 무선데이터통신 단말기. 이 단말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라도 회사 서버 컴퓨터에 들어있는 정보를 실시간으로 열람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리콘밸리의 중심 도시 서니베일에 있는 굿테크놀로지는 이 단말기 하나로 최근 북미지역 전자우편 관련 단말기 시장을 독식해온 RIM은 물론 개인정보단말기(PDA) 전문업체인 팜과 핸드스프링까지 위협하는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
데니 쉬레이더 사장은 “우리 회사 기술은 단순히 이동중에 전자우편을 주고받는 데 그치지 않고 앞으로 음성과 데이터를 동시에 실어 나르는 이동통신 등 응용분야가 무궁무진하다”고 자랑했다.
그는 미국의 명문 버클리대학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한 후 벤처투자회사 클라이너퍼킨스 등에서 파트너(이사)로 활약했다. 그는 이때 아마존과 고컴퓨터(펜컴퓨팅 회사) 등에 투자하면서 다양한 실전 경험을 쌓았다.
그의 경영수완은 최근 클라이너퍼킨스와 벤치마크캐피털 등 벤처캐피털 회사로부터 한꺼번에 무려 6000만달러(약 720억원)에 달하는 투자를 유치한 데에서도 읽을 수 있다. 이는 2000년 이후 불황기에 실리콘밸리 벤처기업이 조달한 투자자금으로는 최고액수로 알려졌다.
실리콘밸리에는 최근 불황에도 불구하고 이를 한방에 날려버릴 수 있는 새로운 ‘킬러 앱(애플리케이션)’을 찾아 도전하는 벤처기업들이 줄을 잇고 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