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나스닥시장은 주요 기술주의 기업이익이 기대만큼 빠르게 회복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속에 약세로 출발해 주중 1500선을 하향돌파했다. 결국 14일(이하 현지시각) 전주 마감지수보다 25포인트 이상 떨어진 1504.74로 마감됐다.
한 주의 시작인 10일에는 나스닥지수가 하방경직성을 확인한 것 아니냐며 일부 바닥론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다음날인 11일 2.2%나 폭락하며 1497.18포인트로 마감, 지난해 10월 2일 이후 8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날 현지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야 할 어떠한 이유도 갖고 있지 못하다며 호들갑을 떨었고, 유동자금이 증시보다는 안정적인 투자수단쪽으로 옮겨갈 것이라며 ‘자금공동화 전망’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가뜩이나 침체상태인 월가 분위기가 더욱 침울해지기도 했다.
이후 이틀간 장은 오르막과 내리막을 교차하며 투자자들의 심리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급락 다음날인 12일에는 거래량의 급증에 힘입어 나스닥, 다우지수가 큰 폭으로 동반상승했지만 13일에는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꽁꽁 얼어붙으며 다시 추락하고 말았다.
13일 지수급락은 실적경고를 낸 루슨트테크놀로지스를 비롯한 네트워크주들이 주도했으며 대부분의 기술주는 폭락상황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이러한 급락세가 지속될 것이냐 아니면 반등할 것이냐 하는 갈림길에서 출발한 14일 나스닥시장은 저가 매수세가 빠르게 유입되면서 전날보다 0.53% 오른 강보합으로 마감, 일단 내림세에 제동을 거는 듯했다. 스프린트의 실적 경고와 루슨트의 이틀 연속 하락세에 따른 통신업체의 무더기 등급하향이 악재로 작용했지만 생명공학 업종의 초강세가 전체 시장을 지탱하는 양상이었다. 하지만 전날 장마감 후 실적경고를 낸 어도비시스템스가 하루동안 13.3%나 폭락하며 보합권 탈출을 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 월가 애널리스트는 “일부 긍정적 신호에도 불구하고 나스닥시장에 대한 투자심리가 회복되기는 당분간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어닝시즌에 기반을 둔 상승세가 분명하게 확인되지 않는다면 여름 이후까지 부진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