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의 벽을 넘을 것인가.’
올 최고 기대작으로 꼽히는 PC 게임 ‘워크래프트3(이하 워3)’ 출시일이 다음달 4일로 결정됨에 따라 이 게임의 흥행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국내 배급을 맡은 한빛소프트(대표 김영만)가 지난 13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대대적인 ‘워3’ 제품발표회를 개최한 것을 계기로 ‘워3’가 과연 전작격인 ‘스타크래프트’의 ‘대박 신화’를 재연할 수 있을 것인가를 놓고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한빛측은 13일 제품발표회에서 “출시 6개월만에 스타크래프트 국내 판매량에 버금가는 200만장 이상을 판매하겠다”고 밝히는 등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특히 국내 출시된 PC 게임 사상 가장 많은 마케팅 비용을 쏟아 붓는 등 마케팅 역량을 총결집시킨다는 각오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스타크래프트가 200만장 고지를 넘기까지 무려 3년이라는 시간이 소요된 점을 들어 다소 무리가 따르는 계획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더구나 워3가 올 최고 기대작임에도 불구하고 출시일이 월드컵 기간과 맞물려 크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고 있는데다 스타크래프트보다 대중적인 유저를 확보할만큼 게임성이 월등한가를 놓고 아직 논란이 일고 있는 것도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상황을 감안할 때 ‘워3’의 성패는 초반 마케팅 실적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무엇보다 월드컵 열기에 묻혀버린 ‘워3’에 대한 관심을 얼마나 빨리 회복하고 이슈화시켜내느냐에 따라 판매추이가 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듯 한빛측은 13일 제품발표회를 시작으로 언론 광고는 물론 크고 작은 판촉이벤트를 잇따라 개최하는 등 초반 마케팅에 사활을 건다는 방침이다. 특히 ‘워3’ 마케팅 예산을 무려 30억원 이상으로 늘려잡고, 출시 초기 1개월 동안 집중적으로 지출한다는 계획이다. 30억원에 달하는 마케팅 비용은 이 회사의 최신 히트작인 ‘디아블로2’ 시리즈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하지만 초기 바람몰이가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초기 물량의 60% 이상을 소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PC방의 수요가 관건이다.
다행히 PC방 관계자들의 반응은 일단 낙관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PC방 프랜차이즈 업체인 게토코리아(대표 이영철)가 최근 자사 가맹 PC방을 상대로 벌인 설문조사에서 응답 PC방의 95%가 ‘워3’가 침체된 PC방 경기를 되살릴 것으로 보고 적극적인 구매의사를 밝혀 왔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게토코리아측은 자사 가맹 PC방에 공급할 ‘워3’ 초기물량을 지난해 출시된 ‘디아블로2 확장팩’보다 1.5∼2배 가량 올려잡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워3’에 대한 유저들의 반응이 아직 엇갈리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한달간 베타테스트를 통해 드러난 유저들의 반응은 대체로 스타크래프트를 능가한다는 쪽으로 쏠리고 있다. 하지만 뛰어난 작품성에도 불구하고 롤플레잉 요소를 도입하는 등 스타크래프트와 차별화된 시도가 아직 대중적으로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상태다. 무엇보다 스타크래프트의 게임방식과 인터페이스에 길들여진 유저들이 거부감없이 ‘워3’를 받아들일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인터넷PC문화협회(회장 허명석) 조영철 서울지부 사무국장은 “많은 PC방이 ‘워3’에 대해 기대를 거는 것이 사실이지만 처음부터 많은 물량을 구입할지에 대해 주저하는 업주들이 아직 많다”며 “이런 추세면 업주들이 ‘워3’에 대한 유저들의 반응을 지켜보며 게임 구입을 타진하는 관망세로 돌아설 소지도 많다”고 말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