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SW업계 `재팬드림` 실현해야

 일본이 국산 소프트웨어(SW)의 새로운 수요처로 급부상하고 있다. 국내 SW업계의 일본시장 진출은 기술개발과 품질향상 등을 통해 국산제품의 우수성을 검증받은 결과로 대일 무역역조 개선은 물론이고 IT산업의 세계화를 이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현상이다.

 더욱이 이번 국내 SW업계의 일본시장 진출 방식은 그간의 단발성 패키지 SW 위주에서 벗어나 대형 시스템통합(SI)기업이나 SW유통업체와의 제품공급 및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이뤄지는 것이어서 우리 SW산업계의 미래를 밝게 해주는 청신호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SW업계의 일본시장 진출에 기대를 거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일본시장에서 검증받은 한국산 SW의 우수한 기술력과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삼아 세계시장 공략에 나설 경우 세계 7위의 SW수출국이라는 우리의 목표도 앞당겨 달성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세계경제 양대 축의 하나인 일본의 IT시장 규모는 엄청나다. 2000년에 12조1880억엔으로 형성됐던 일본 SW 및 정보서비스 시장규모는 연 평균 9%씩 성장해 오는 2005년 18조22억엔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더욱 기대를 갖게 하는 것은 전사적자원관리(ERP)와 고객관계관리(CRM), 공급망관리(SCM) 등 우리가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는 패키지소프트웨어 시장이 연평균 10%씩 성장해 2005년 시장규모 2조엔대의 거대시장으로 부상한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의 ‘e재팬 전략’도 일본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 중 하나다. 이미 한국의 IT산업 경쟁력(브로드밴드 분야)이 자국을 추월했다고 판단한 일본 정부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통신네트워크 실현, IT 인재육성, 전자상거래(EC) 및 IT비즈니스 촉진을 골자로 하는 행정 IT화에 의한 전자정부 실현을 위한 전략을 수립하면서 기업 IT화 추진을 통한 SW산업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미 코인텍과 삼성SDS 등 국내 기업들이 일본시장 공략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일본 SW시장의 매출액 대비 이익률이 높을 뿐 아니라 전자정부 구현을 계기로 내년부터 일본 기업의 정보인프라가 크게 늘어나게 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하지만 일본 진출에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ERP와 CRM을 내세워 일본 시장에 첫발을 내딛은 국내 SW업체들이 정착단계에 이르려면 적지 않은 걸림돌을 넘어야 한다.

 관건은 일본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완벽한 제품개발이다. 1년여의 시스템 테스트를 거쳐 일본시장에 진출할 수 있었다는 모 중소기업 사장의 말처럼 티끌만한 흠도 용납치 않는 곳이 일본시장이다.

 일본 측 파트너 선정도 완벽한 제품개발 못지 않게 중요하다. 생산공정과 판매루트는 물론이고 세금계산서 양식 등 제도와 환경이 다른 일본 시장의 조기정착은 파트너 선정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업의 노력과 함께 정부의 측면지원도 필요하다. 중소기업이 주류를 이루는 SW업체에 대한 각종 정책정보와 마키팅 펀드(수출지원자금)를 제공하고, 소프트진흥원 및 인터넷진흥원의 해외지원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특히 일본에서 국내업체간 덤핑경쟁으로 시장질서를 어지럽히는 일은 절대 해서는 안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