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TRA 전시회엔 테이프 커팅 없다.

 

 “KOTRA 주관 전시회에는 테이프 커팅이 없다.”

 사이버 수출상담회 등 연간 140여회의 국내외 전시·박람회 개최를 주업무로 하는 KOTRA가 각종 행사의 대표적 의전업무인 ‘테이프 커팅’을 없애기로 해 화제다.

 오영교 KOTRA 사장<사진>은 17일 창사 40주년을 맞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고, 불요불급한 의전성 업무를 대폭 축소하겠다고 말했다. KOTRA는 매년 국내외서 크고 작은 행사를 열 때마다 각국 대통령서부터 관련 부처 장·차관, 업체 대표는 물론 지역 유지에 이르기까지 각급 인사를 초청, 테이프 커팅 등 개막행사 진행에 많은 예산과 인력을 동원해야 했다. 이에 따라 테이프 커팅은 정치인, 국회의원, 고위 관료 등 본국 유력인사의 해외출장시 공항영접, 현지가이드 등과 더불어 KOTRA 직원들에게 대표적 의전업무로 취급되곤 했다.

 이같은 ‘보여주기식 업무’에 동원되는 인력과 예산을 고객수요가 새롭게 창출되는 신규영역에 전진배치시키겠다는 것이 오 사장의 복안이다. 예를 들면 KOTRA의 해외무역관을 일선 수출업체의 자사 현지사무소와 같이 활용하는 유료 서비스인 ‘지사화사업’에 인력을 추가투입하는 것이다. 이 사업은 시행 초 신청업체가 600여개사였으나 현재는 1300여개사로 늘어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KOTRA 한 관계자는 “의전업무 축소·폐지는 늘 지적돼 왔던 사안 중 하나”라며 “결국 힘있는 부처나 인사로부터의 외풍을 최고경영진이 어떻게 막아주느냐가 관건이었다”며 이번 오 사장의 방침을 환영했다.

 작년 취임 직후 ‘하는 일이 없다’며 무역관 4곳을 폐쇄시켜버린 오 사장. 그의 개혁의지가 ‘의전업무 축소·폐지’라는 40년 KOTRA의 해묵은 과제를 털어낼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