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인치 노트북시장을 잡아라.’
한국과 일본의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 업체들이 노트북 컴퓨터시장에서 차기 대권주자로 떠오르고 있는 15인치 TFT LCD패널시장의 패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무선랜의 보급 확대로 대면적 LCD모니터를 탑재한 노트북 컴퓨터를 사무용 컴퓨터로 이용하는 이른바 ‘데스크노트’(DeskNote) 사용자층이 급속히 늘어나면서 15인치 노트북용 TFT LCD패널시장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이에따라 LG필립스LCD·도시바·삼성전자·샤프·히타치·ID테크 등 한·일 LCD업체들이 치열한 선점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LCD시장에서 다크호스로 부상한 CPT·AUO·치메이 등 대만업체들은 이 시장에 대한 대응이 늦어 당분간 한·일 양강구도로 전개될 전망이다.
현재 15인치 노트북용 LCD패널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업체는 한국의 LG필립스. 15인치 모니터용 시장을 석권한 여세를 몰아 같은 사이즈의 노트북시장에서도 초강세다. LG는 이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XGA급’ 패널 출하량 월 10만장을 돌파하며 20%대의 마켓셰어를 확보, 도시바와 삼성을 따돌리고 독주체제를 구축했다.
LG는 앞으로도 일반 모니터는 18.1인치, 노트북용 모니터는 15인치 패널을 주력 육성, 강세를 지속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LG측은 “세계에서 가장 먼저 5세대 라인을 가동, 경쟁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며 “장차 일본업체들이 주도하는 ‘SXGA+’ ‘UXGA’ 등 고해상도급 마케팅을 강화, 1위를 고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독주를 계속하다가 지난해 4분기에 LG와 도시바에 역전을 허용한 삼성전자의 추격도 본격화할 전망. 그동안 14.1인치에 전력한 탓에 15인치 부문에선 다소 고전했던 삼성은 하반기부터 15인치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 계획이다. 삼성은 특히 ‘SXGA+’급 고해상도 제품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일본 LCD업계의 ‘자존심’ 샤프의 공세도 거세다. 샤프는 지난 1분기 노트북용 15인치 XGA급 LCD패널 생산을 전분기 대비 700% 늘어난 5만장대로 확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샤프는 특히 ‘UXGA’급 15인치 패널부문에서 부동의 1위를 고수, 고해상도 노트북시장 확대에 힘입어 다크호스로 부상했다.
이밖에 노트북용 15인치 LCD시장에서 선두권으로 올라선 도시바를 비롯해 전체 노트북용 LCD시장에서 3위권인 히타치, IMB와 치메이 합작사로 ‘SXGA+’급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ID테크 등 일본 LCD업체들의 추격도 만만치 않게 전개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게임·영화 등 노트북에서 멀티미디어를 즐기려는 사용자가 늘어나 앞으로 15인치 LCD패널시장은 큰 폭의 성장이 예상된다”며 “특히 노트북용 15인치 패널이 부가가치가 높아 한·일 LCD업계의 경쟁은 더욱 열기를 뿜을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15인치 노트북용 LCD시장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배 가량 늘어난 월 60만개 정도로 추정되며, 전체 노트북용 LCD시장에선 23∼25%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