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강에 진출한 축구와 함께 IT월드컵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월드컵 대회를 계기로 한국의 국가 이미지와 국내 기업들의 위상이 한층 높아지면서 세계 IT기업의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다. 국내 IT기업들에 사업협력을 위한 세계 기업들의 수출계약과 투자가 줄을 잇자 국제 신용평가기관들과 해외 언론들도 한국 경제와 기업들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특히 예상치 못했던 한국 축구대표팀의 16강 진출은 상승가도에 접어든 우리 경제에 촉매제로 작용, 국가 및 기업 이미지 상승, 수출증대 등 막대한 경제적 효과를 가져올 전망이다.
이 같은 기회를 놓칠세라 삼성과 LG 등 국내 대기업의 총수들은 월드컵 기간 동안 한국을 방문한 세계 최고 경영자들과 경제협력을 위한 발걸음이 분주해지고 각 지자체에서도 월드컵을 계기로 알토란 같은 수출과 투자 성과를 일궈냈다.
정부는 이번 월드컵을 통해 IT기업의 해외 진출기반을 다지고 국가 이미지를 개선하는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정보통신부는 월드컵을 통해 IT기업의 해외 진출기반을 다지고 국가 이미지를 개선했다고 평가했다. 정통부는 전세계 180개국 25억 인구가 지켜보는 가운데 열린 개막식을 통해 한국의 IT기술의 발전상을 소개했으며 방문한 외국인에게 기내에서부터 공항, 숙소, 경기장 등에서 초고속 인터넷·디지털TV·3세대 이동통신기술 등 우리 IT기술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평가했다. 월드컵 개최도시에 설치된 10개 IT기술체험관에는 하루 평균 4만3000여명(외국인 4000여명)이 방문하고 있으며 월드컵 개막 이후 17일간 연인원 64만명(외국인 6000여명)이 찾아 우리 IT기술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또 첨단 이동전화 단말기도 2만여대 중 1만9000여대가 임대되었고, 130여국과 국제 로밍서비스가 실시됐다.
특히 지난 6월 1일 개최된 제1회 아시아 IT장관회의에서는 한·중·일 및 호주, 싱가포르 등 25개국 장·차관 및 대사 등 200여명이 참석해 아시아지역의 정보격차 해소, IT분야에서의 공동협력, 아시아 IT장관회의의 정례화 등의 내용이 포함된 ‘서울IT선언’을 채택했다.
IT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에 따라 업체들의 수출상담도 급진전되고 있다. 월드컵으로 기업 이미지와 국가신인도가 올라가면서 국내 기업들은 이 기회에 세계 일류 기업군으로 도약하자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삼성SDS는 월드컵 기간 동안 중국관광정보화 프로젝트(2억달러)의 총괄계약 체결과 KT의 인도네시아 e-Government 프로젝트(1억달러)에 대한 양해각서(MOU) 체결 등 정보화 및 IT 상품에 대한 수출상담을 진행했다.
각 지자체의 월드컵 수출상담도 속속 성과를 나타나고 있다. 경기도는 월드컵 경기가 수원에서 열리는 기간에 수출상담회를 개최, 6153만달러 상당의 계약과 2억6084만달러의 상담실적을 올렸다. 대구시는 일본과 미국, 유럽 등 CEO 16명과 가진 투자설명회를 통해 이들로부터 지역에 대규모 투자를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
월드컵이 지방자치단체들의 ‘해외투자유치창구’ 역할도 톡톡히 했다. 월드컵 개막이후 현재까지 미국·일본·프랑스·중국·독일 등 모두 17개국 184명의 외국기업 관계자들이 지방자치단체의 초청을 받거나 방문해 국내투자를 협의중이다.
서울과 부산은 15개국 60여명의 기업인을 초청해 각 도시의 투자환경에 대한 설명회 등을 열고 투자유치를 협의하고 있다.
경북도 일본과 중국 기업들과 500만달러 상당의 관광 관련 투자사업을 논의하고 있으며 전남은 주한 일본기업인들을 불러들여 대불국가산업단지에 대한 투자환경 홍보에 나섰다.
이 같은 월드컵 성과에 대해 외국언론도 한국의 IT 월드컵을 호의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2002.6.3.)은 한국이 2002년 한일 월드컵을 계기로 IT강국 한국의 위상을 전세계에 알리는데 성공하고 있다고 평가했으며 영국의 파아낸셜타임스(2002.6.4.)도 월드컵 장외 경기에서는 한국이 일본을 참패시킬 것으로 보도했다.
이에 따라 한국 기업들의 신용등급과 국가신인도는 상승가도를 달리고 있다. 무디스는 최근 삼성전자 장기 회사채 신용등급을 ‘Baa2’에서 ‘Baa1’로 올렸으며 이에 앞서 S&P는 지난해 11월 BBB+, 일본 R&I는 지난 4월 A- 등급으로 각각 상승시켰다. 피치와 무디스에 이어 S&P는 한국전력의 신용등급을 최근 ‘BBB’에서 ‘BBB+’로 올렸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