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상승 모멘텀 부재속에 조정기간이 길어질 것이란 예상이 늘고 있다.
당초 예상됐던 2분기 실적 개선을 통한 주식시장의 상승세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으며 3분기 이후의 경기회복 여부에 대해서도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실적과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다소 부정적이지만 주가의 추가하락 요인도 많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연중 최저 수준으로 감소한 거래대금과 고객예탁금을 고려할 때 기술적 분석상 바닥권을 다지고 있으며 국내기업들의 체질 개선 등 펀더멘털 강화를 고려할 때 하락 압박도 크지 않다는 것이다.
이정수 신한증권 책임연구원은 “최근 증시는 예상에 못미치는 실적 부담과 하반기 이후의 개선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혼재돼 있는 상황”이라며 “개선 기대감으로 시장이 급락할 가능성은 낮지만 최근 경기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이 늘어나며 상승 모멘텀 역시 부재상태”라고 말했다.
미국 시장의 약세도 여전히 국내 상승장의 걸림돌로 풀이된다. 기업의 체질이 다르고 미국 시장 급락 국면에도 국내 기업들의 주가가 상대적 강세를 나타내며 ‘미국 시장과의 차별화’가 대두되기도 했지만 근본적인 이탈은 불가피하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견해다.
미국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 증폭은 국내 기업들의 수출에 대한 기대를 꺾을 수밖에 없으며 미국 정보기술(IT)기업의 부진한 2분기 실적 전망은 IT투자 사이클 도래 시점의 지연 가능성으로 이어져 국내 IT기업의 성장성에도 의문을 낳고 있다.
오현석 현대증권 책임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미국 시장과의 차별화와 동조화 요인이 공존하고 있지만 향후 동조화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며 “내부적인 상승 모멘텀이 없는 상황에서 PC·통신장비 등 IT회복에 대한 모멘텀이 둔화되고 있다는 점은 당분간 우리 시장도 수세에 몰릴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주식시장이 이런 지지부진한 흐름을 상향 돌파하기 위해서는 ‘수익성 회복의 확신’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한다. 18일 미국 시장의 급등에도 국내 증시가 별 다른 영향을 받지 못했다. 이처럼 주식시장의 진정한 레벨업이 진행되기 위해서는 단순 재료보다는 IT 경기회복에 대한 주가 상승의 정당화 논리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강현철 LG투자증권 책임연구원은 “주식시장이 추가 상승하기 위해서는 2분기 실적을 통해 하반기 이후 경기회복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가능해야 했다”며 “최근 경기회복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어서 당분간 상승 모멘텀이 없는 지지부진한 횡보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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