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이 붉은 물결로 휘감겨
4700만이 하나돼 이룬 쾌거이자 한국 축구사의 한 획을 긋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안정환 선수의 골든골이 터지는 순간 한국-이탈리아전이 열린 18일 저녁 대전 월드컵경기장은 활화산이 폭발하듯 ‘붉은 물결’이 전국을 휘감았다.
8강 진출이 확정되는 순간 대전 월드컵경기장과 전국의 거리응원단은 물론 아파트 등 가정에서 TV를 보고 있던 시민들은 모두 ‘만세’를 외치며 얼싸안았다. 태극전사들이 아주리 군단인 이탈리아를 격파하고 대망의 8강에 진출하자 백두산에서 마라도까지 ‘코리아’의 함성이 울려 퍼졌다.
그라운드에서는 대표팀 선수들이 히딩크 감독과 어깨동무를 하며 춤을 췄고, 스탠드에서는 ‘붉은 악마’와 시민들이 서로 얼싸안고 감격의 눈물을 쏟았다.
서울시청 앞과 광화문 일대에는 40여만명의 붉은 악마와 시민들이 경기가 끝나자 일제히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이겼다’라는 함성을 지르고 축하포옹을 나눴다.
한강 여의도공원에서는 응원단 10만여명의 환호성이 폭죽과 함께 어울러져 한강변 밤하늘을 환하게 밝혔고, 상암 월드컵 플라자에서도 시민들이 ‘대한민국 만세’를 외치며 어깨춤을 췄다. 대구에서는 12만여명이 길거리 응원에 나섰다. 이날 대구시 달서구 두류동 두류공원 야외음악당 등에 10만명이 모인 가운데 다시 한번 얼싸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경기도 내에는 모두 63곳에서 54만여명의 시민들이 8강 진출을 밤새 축하했으며 전남 여수시 여천경기장에 모인 5만명의 시민들도 ‘대한민국’을 외쳐댔다.
▲이미 이긴 경기였다
한국 대 이탈리아의 16강전을 앞두고 부산 아시아드경기장 등 부산시내 6곳 길거리 응원장은 경기시작 3, 4시간 전부터 후끈 달아올랐다. 이날 오후 4시께 입장이 허락된 부산 아시아드경기장엔 불과 1시간여 만에 1만5000여명의 붉은 악마 등 응원단이 입장해 ‘대한민국’과 ‘오! 필승 코리아’를 외치며 조직적인 응원연습을 전개하며 승리의 함성을 질렀다. 경기장 밖에도 태극기를 손에 든 5000여명의 붉은 악마와 시민들이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응원열기를 북돋웠다.
해운대 백사장에도 이날 낮 12시를 전후해 몰려든 응원단이 오후 5시께 1만여명으로 불어난 가운데 월드컵송을 합창하며 응원연습에 열 올렸고, 부산역에도 오후 5시께 5000여명의 시민들이 역광장을 가득 메웠다.
▲응원수준도 8강답게
야외 응원전이 벌어지는 엑스포과학공원 앞 갑천 둔치에서는 수천명의 시민들이 본격적인 응원전에 앞서 쓰레기줍기 운동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18일 오후 5시께 무더운 날씨에 따가운 햇살까지 내리쬐는 데도 불구하고 붉은색 티셔츠를 입고 갑천 둔치에 몰려 든 5000여명의 시민들은 ‘응원전에 앞서 쓰레기를 줍자’는 행사진행자의 요구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쓰레기를 주웠다.
▲일본은 울었다
한편 일본-터키 경기가 열린 미야기 월드컵경기장은 주심의 종료 휘슬과 함께 눈물바다로 변했다. 터키에 1대 0으로 패한 일본의 선수와 관중들은 서로를 끌어안고 아쉬움의 눈물을 흘렸다. 장대비 속에 우산도 없이 응원을 보냈던 4만여 일본팬들도 0대 1의 패배가 끝까지 믿어지지 않는 듯 비를 맞으면서도 자리를 뜰 줄 몰랐다. 한쪽 구석에 자리잡은 1000명 남짓한 터키 응원단이 승리의 감격에 국기를 흔들며 기뻐한 것과는 너무 대조적이었다.
▲예일디자인아카데미, 8강 진출 페인팅 행사개최
디자인 포털 디지털예일(http://www.designedu.co.kr)을 운영하는 예일디자인아카데미(대표 안용현)는 18일 서울 동숭동 마로니에 공원에서 대표팀의 선전과 월드컵 8강 진출을 기원하는 무료 페이스 페인팅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응원을 위해 마로니에 공원에 모인 붉은 악마들의 얼굴에는 ‘2002 한·일 월드컵 파이팅’ ‘히딩크 파이팅’의 문구를 비롯해 대표팀 선수 캐릭터와 태극문양 등이 그려졌다. 이 가운데 가장 인기를 끈 아이템은 주장인 홍명보 선수와 본선에서 골을 넣은 황선홍·안정환 선수의 캐릭터였다.
▲대구경북지역 케이블TV, 수익 짭짤
월드컵 축구경기가 열리고 있는 대구경북지역 케이블TV방송사들은 신규가입이 평소보다 20% 이상 늘어나는 등 짭짤한 월드컵 특수를 누리고 있다.
대경방송은 월드컵 경기가 열리기 전인 지난 5월 한달 동안 신규 가입자수가 1700여명으로 평상시 한달 평균 1000명보다 70%나 증가했다. 본격적인 축구 경기가 시작된 이달 들어서는 하루평균 신규 가입자수가 100여명으로 평상시 50명보다 두 배씩 늘고 있다.
현재 9만여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금호방송도 이달 들어 하루평균 50여명씩 신규가입자가 늘고 있는데 이는 평소 40여명보다 20% 가량 증가한 것이다. 또 포항·울진·영덕지역의 케이블방송사인 포항케이블의 경우 서비스 권역이 대부분 난시청지역으로 지역 주민의 70% 이상이 케이블TV에 가입돼 있지만 이번 월드컵 경기를 계기로 하루 평균 10% 이상 가입자가 는 것으로 나타났다.
▲KT IT투어 인기 상승
월드컵 대회가 중반을 넘어서면서 KT(대표 이상철)가 외국 언론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제공하고 있는 IT투어 참가자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KT는 월드컵 개막에 맞춰 시작한 IT투어 참가자가 지난 10일과 13일 각각 13명, 8명에 그친 반면 5회째를 맞는 17일 5배 가량 늘어난 38명의 외국 언론관계자가 참가해 KT플라자·황둔마을 등의 국내 IT인프라를 체험했다고 최근 밝혔다. IT투어에 참가한 외국 언론관계자들은 특히 정보화시범마을인 황둔마을에 대한 정부와 기업의 투자내용을 묻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고 주최측은 전했다.
▲세네갈팀, 인터넷전화로 고향가족과 통화
개막전에서 지난대회 우승팀 프랑스를 꺾는 이변을 연출한 데 이어 8강에 선착, 이번 월드컵 돌풍의 핵인 세네갈 월드컵 대표팀 선수들이 예선을 치르는 동안 국내 업체가 제공한 인터넷전화로 고향의 가족과 통화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인터넷전화 ‘이젠프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KI텔레콤(대표 마윤식 http://www.ki-telecom.com)은 지난 9일부터 4일간 세네갈 대표팀이 머무른 경기도 화성의 리바돌 리조트에 인터넷전화 단말기 4대를 설치하고 세네갈과의 국제전화를 무료로 제공했다.
▲SK최고경영진, 대전 경기장에서 직접 응원
SK그룹 손길승 회장과 SK(주)의 최태원 회장 등 SK그룹 최고 경영진들이 18일 한국대 이탈리아 축구 경기가 열린 대전 경기장에 직접 참석해 응원을 했다. 이날 대전 경기장을 찾은 SK 임직원은 손길승 SK그룹회장과 SK(주) 최태원 회장, SK(주) 황두열 부회장, SK글로벌 김승정 부회장, SK텔레콤 조정남 부회장 등 10여명이며 이들은 SK텔레콤이 후원한 붉은 악마의 상징인 ‘비더레즈(Be the Reds)’ 옷을 입고 붉은 악마의 응원에 동참해 눈길을 끌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