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효과를 이어가자.
정부와 재계는 월드컵을 계기로 높아진 국가 이미지를 세계 일류 브랜드 육성과 수출증대로 현실화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삼성·LG·SK·현대자동차 등 주요 기업은 월드컵으로 세계 시장에서 높아진 ‘코리아(KOREA)’ 브랜드의 이미지를 이어가기 위해 브랜드 마케팅을 강화하고 일류상품 육성을 통한 수출 확대 등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기업들은 이번 월드컵을 통해 한국 상품이 기존 저가 이미지에서 탈피해 고급·고가제품의 이미지를 세계 시장에 심을 수 있다고 보고 이를 현실화하는 데 주력키로 했다.
삼성은 월드컵을 계기로 IT분야에서 한국이 강국임이 입증됐으며 이를 기반으로 미국·중국·유럽 등에서의 해외 마케팅을 강화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아시아지역에서 IMT2000 등 차세대 이동통신 장비 수주를 늘리고 휴대폰을 비롯해 DVD·디지털TV 등 첨단 전자제품의 수출을 더욱 늘릴 계획이다. 또 부산아시안게임의 공식스폰서로 월드컵 이후에는 아시안게임을 활용한 스포츠 마케팅도 강화할 예정이다.
LG는 세계 1등 상품으로서의 ‘LG’ 브랜드 이미지를 확고히 하는 데 주력키로 했다. LG는 이를 위해 유럽과 브라질·멕시코 등 해외 전략시장을 중심으로 브랜드 광고를 포함한 마케팅 강화와 수출확대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SK는 해외 사업 파트너들의 초청행사 등을 통해 이들과의 사업적 유대가 강화된 것을 이용해 중국을 비롯한 해외 진출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중국에 제2의 SK그룹을 창업하겠다는 목표로 정보통신·생명과학·화학·에너지사업을 추진하고 정보통신사업에서는 이미 인프라가 마련된 ‘3세대 정보통신서비스’를 확산시킨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월드컵을 통해 한·중·일의 심리적 거리가 크게 축소됐다고 판단, ‘동북아 경제권역’ 형성을 민간 차원에서라도 촉진하기 위해 한·중·일 축구 리그를 창설하거나 이를 후원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월드컵 공식스폰서로서 1억달러를 들였으나 그 직간접적인 마케팅 효과가 50배에 달할 것으로 평가하고 이를 해외 판매 확대로 연결시키는 데 주력키로 했다.
재계와 함께 정부도 월드컵 효과 극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정부도 김대중 대통령이 19일 주요 대기업 총수와 간담회를 갖는 등 월드컵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포스트 월드컵(Post-Worldcup)’ 방안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김 대통령은 19일 주요 대기업 총수를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간담회를 갖고 월드컵의 경제적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간담회에는 이건희 삼성 회장, 구본무 LG 회장, 손길승 SK 회장,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 유상부 포스코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이준용 대림산업 회장, 현재현 동양 회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산업자원부는 지난달 말 다국적기업의 최고경영자(CEO)급 50여명을 초청해 벌인 투자유치행사가 투자로 연결될 수 있도록 참석자들을 상대로 사후관리를 벌이는 한편 월드컵의 경제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 중이다. 또 88올림픽 개최 이후 효과를 극대화하는 작업에 소홀했다는 지적을 감안, 범정부 차원에서 월드컵 효과를 활용하는 방안도 강구할 계획이다.
이밖에 월드컵 개막을 전후해 국내외에서 개최한 11개 전시회에 참여한 해외 바이어 1만5000명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관계형성을 통해 하반기 수출증대에 활용할 예정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한국무역협회 등 경제단체도 월드컵 효과를 이어가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전경련은 월드컵을 계기로 아시아지역 국가들의 연대감이 고조됐다고 보고 다양한 월드컵 후속 대책을 고려하고 있다.
무역협회는 월드컵 이후인 오는 7월 서유럽에 구매사절단을 보내 월드컵으로 제고된 국가 이미지를 지속시키는 한편 8월에는 중국, 10월에는 브라질과 멕시코에도 같은 목적의 구매사절단을 보낼 계획이다.
이밖에 KOTRA는 월드컵 이후 해외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국가 이미지 조사를 정례적으로 실시해 나갈 계획이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