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사가 칼을 뽑는다. 박쥐를 닮은 괴물이 달려든다.
괴물의 날카로운 발톱이 전사의 왼팔을 스치자 전사가 무릎을 꿇는다. 전사의 비명에도 괴물의 일격이 계속된다. 전사가 다친 팔을 움켜지고 물러선다. 기세가 오른 괴물이 힘찬 날갯짓으로 전사를 위협하고 전사는 나무에 기댄 채 최후를 예감한다. 그 순간 어디선가 섬광이 빛나고 괴물이 외마디 울음소리를 토해낸다. 또 다른 전사가 휘둔 칼이 괴물의 가슴을 그대로 관통한 것. 집채만한 괴물이 들녘에 나뒹군다. 바람이 분다. 갈대가 파도친다.
만화영화의 한 장면이 아니다.
3D 온라인 게임 ‘위드(W.Y.D)’가 지난주부터 베타테스트에 들어가자 이 게임의 그래픽을 놓고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애니메이션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화면에 유저들이 열광하고 있다.
오는 30일까지 진행될 비공개 베타테스트에 신청자가 일주일만에 1만명이나 몰렸다. 유저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돌면서 지원자는 매일 갑절로 늘어나고 있다.
사실 새내기 ‘위드’의 돌풍은 하나의 ‘이변’이다.
그동안 3D 온라인 게임시장은 ‘뮤’ ‘라그하임’ ‘라그나로크’ 등 ‘1세대 3D 온라인 게임’과 함께 후발주자인 ‘프리스톤 테일’ ‘샤이닝로어’ 등이 거의 독식하다시피 해왔기 때문. 더구나 최근 월드컵 열풍으로 온통 관심이 축구에 집중돼 있는 상황이라 ‘위드’의 선전은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위드’는 여느 롤플레잉 게임과 마찬가지로 선악의 대립구조를 기본 테마로 하고 있다. 천상에서 추방당한 악마들과 인간의 한판 대결을 기본 줄거리로 삼고 있다. 그로테스크한 전장을 배경으로 칼을 든 전사와 기괴한 괴물의 끊임없는 생존투쟁이 이어진다.
하지만 ‘위드’의 반향이 예사롭지 않은 것은 빼어난 그래픽 때문. 바람 따라 흔들리는 나무와 풀의 움직임이나 실사와 똑같이 묘사된 인물과 건물은 게임에 리얼리티를 부여하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다. 여기에 8등신의 큼직큼직한 캐릭터는 아이템을 착용할 때마다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개발사인 조이임팩트는 최대 1600×1200의 해상도까지 지원, 기존 온라인 게임과 진짜 차원이 다른 3차원 그래픽을 제공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화려한 그래픽과 별도로 독특한 게임 전개도 이 게임의 강점이다. 보통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이 몬스터를 잡고 레벨을 올리는 단조로운 구조인 반면 이 게임은 ‘무한 임무(퀘스트) 시스템’을 도입, 끊임없이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임무 완수에 따라 개성있는 캐릭터를 만들 수 있으며 스킬 조합 및 협공 스킬시스템 등으로 혼자보다 협동 플레이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도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이다.
‘위드’는 2주간 비공개 베타테스트를 마치고 다음달부터 공개 베타서비스에 들어간다. 3D 온라인 게임시장의 또 다른 강자가 탄생할 것인가. 새내기 ‘위드’의 이변이 공개 서비스에서도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