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를 만드는 사람들>(9)코트라 김현덕부장

 KOTRA 시장전략팀에서 벤처지원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김현덕 부장은 이달에 개최될 두 차례 해외 심포지엄과 수출상담회 준비에 눈코 뜰 새 없다. 해외 진출에 관심이 많은 국내 벤처기업들로부터 쏟아지는 수출상담 요청과 투자유치 문의로 밤낮이 뒤바뀐 지 이미 오래.

 김 부장은 벤처기업들의 해외 진출과 현지 시장 분위기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중소·벤처들의 해외 시장 진출에 대한 관심이 어느때보다 높습니다. 신흥시장인 중국·아랍권은 우리 벤처기업들이 한번 도전해볼 만한 지역입니다.”

 KOTRA가 올해 우리 벤처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위해 추진 중인 핵심사업은 부상하고 있는 아시아 신흥시장을 비롯해 북미·중남미·유럽·아프리카 등 5개 권역별로 나눠 수출상담회를 집중적으로 개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이달과 올 하반기에 중국·대만에서 각각 열릴 ‘세빗(Cebit) 아시아 2002’ ‘국제 소프트웨어쇼’ 등 IT 관련 전시회에서 국내외 업체를 대상으로 마케팅 상담을 계획하고 있다. 국제경쟁력을 갖춘 국내 IT·소프트웨어 전문기업들을 적극적으로 해외 바이어에게 홍보해서 실제 수출에 이르도록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김 부장은 기업 진출과 관련한 정부나 공공기관의 측면 지원도 필요하겠지만 기업도 수출 및 현지 진출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준비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벤처기업의 현지화는 법인을 세우는 것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해당 지역의 관습·문화를 이해하고 상품화가 가능한 제품을 골라 현지화해야 합니다. 또 투자유치와 판매 계약 시 지역 언어와 문화에 능통한 대리인을 선임하는 일, 현지 상황에 적합한 사업계획을 짜는 것도 중요합니다.”

 최근 그는 국내 우수 벤처기업에 대한 해외 투자를 늘리는 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상당수 벤처기업이 시장개척과 투자유치의 ‘이중고’를 안고 있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나 싱가포르·홍콩 등의 투자가는 나라별 독특한 투자 성향을 갖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현지화를 우선시하지만 싱가포르나 홍콩 자본은 기업공개(IPO)나 인수합병(M&A) 직전 기업에 대규모 자본을 투자합니다. 지역별 투자성향 분석은 해외 투자유치 성공의 지름길입니다.”

 김 부장은 또 “벤처기업들은 해외 박람회나 KOTRA 해외 수출상담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합니다. 여기에서 만난 우수 외국기업과 전략적인 제휴를 맺고 이를 통해 현지 투자를 유치하는 게 더 현실적입니다”고 말했다.

 한편 내년도 벤처기업 해외 진출 지원을 위한 KOTRA의 움직임은 더욱 바빠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까지는 수출 지원에만 집중한 점이 없지 않습니다. 실질적인 기업 진출 지원을 위해 내년부터는 72개국 98개 해외무역관을 통해 수집한 정보와 노하우를 적극적으로 활용, 투자유치까지 병행하는 해외 로드쇼를 개최할 계획입니다.”

 또 “연간 수백억달러에 이르는 미국 정부 조달시장에 국내 IT·소프트웨어업체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것”이라고 김 부장은 밝혔다.

 <박근태기자 runrun@etnews.co.kr>